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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약 먹었더니...탈모 환자 3명 중 1명 "머리카락이 다시 자랐다"

이 약 먹었더니...탈모 환자 3명 중 1명 "머리카락이 다시 자랐다"
예일대 홈페이지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관절염 치료제인 '바리시티닙'이 원형 탈모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원형 탈모증은 면역계가 스스로 모낭을 공격해 탈모를 유발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40세 이전에 주로 발생한다. 미 국립 원형탈모증 재단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1억4700만 명의 사람들이 원형 탈모증을 앓고 있거나 위험에 처해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원형 탈모증 치료법은 없다.

영국 의료전문지 메디컬뉴스투데이(medicalnewstoday) 등은 최근 미국 예일 의과대학 연구진이 원형 탈모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바리시티닙'을 이용해 진행한 3상 임상실험 결과를 보도했다. 임상3상은 미국식품의학국(FDA) 승인을 받고 신약 허가를 받기 위한 마지막 과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예일대학 의과대학 연구진은 탈모증을 앓는 남녀 1200명을 상대로 실험을 했다. 실험은 36주에 걸쳐 진행됐다.

참가자는 각각 4mg, 2mg, 0mg의 바리시티닙이 든 약을 매일 복용했다. 그 결과 4mg의 바리시티닙을 복용한 환자의 3분의 1의 모발이 자라나는 결과를 얻었다. 1차 실험에서는 39%, 2차 실험에서는 36%에서 효과가 있었다.

류머티즘은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작용해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질환이다. 면역체계와 관련된 약이 모발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연구진은 바리시티닙이 모낭 손상을 일으키는 면역세포의 의사소통을 방해해 질병을 예방한다고 말했다. 다만 여드름이 많아지고 근육 세포의 에너지 대사에 중요 역할을 하는 크레아틴 키나아제의 수치가 상승하는 부작용도 함께 보고됐다.

이 연구의 주 저자인 브렛 킹 박사는 "이 끔찍한 질병으로 인한 고통의 일부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점점 더 많은 안전 데이터를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원형 탈모증이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약물의 시험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질병에 대한 안전성을 측정하기 위한 장기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를 두고 "궁극적으로 원형 탈모증 환자의 삶을 바꿀 위대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에는 공동 저자로 예루살렘 히브리대, 스탠퍼드대, 캘리포니아 어바인대와 더불어 서울대 의과대학도 참가했다고 알려졌다.

예일 의과대학의 3상 임상연구 결과는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렸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