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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의 가상자산 절도 경고 "글로벌 돈세탁 규범 적용해야"

美, 北의 가상자산 절도 경고 "글로벌 돈세탁 규범 적용해야"
지난 3월 24일 북한이 공개한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 트럭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북한이 조직적으로 사이버 범죄를 저질러 미사일 등 무기 개발 자금을 모으고 있다며 이를 차단하겠다고 경고했다.

19일(현지시간) 앤 뉴버거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이버·신기술 담당 부보좌관은 뉴욕외신기자협회(NYFPC) 화상 브리핑에서 북한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의 계속되는 악의적인 사이버 행위에 관한 지난주 미국의 조치를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베트남 게임 기업 스카이 마비스는 지난 3월 말 발표에서 자사가 운영중인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 게임(엑시 인피니티)에서 대규모 해킹이 발생했다고 알렸다. 해킹으로 가상자산 이더리움 등이 도난당했으며 약 74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미국은 이달 해당 사건의 배후로 북한과 연계된 해커 조직 ‘라자루스’를 지목하고 이들과 연결된 이더리움 지갑 주소를 제재했다.

같은날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안보·기간시설안보국(CISA)은 지난 18일 연방수사국(FBI), 재무부와 함께 북한 해킹 조직의 블록체인 기업 해킹 공격 위험을 경고하는 사이버주의보를 발표했다.

주의보는 북한의 '지능형 지속적 위협(APT) 조직이 2020년 이래 블록체인 기업들을 공격해 가상자산을 탈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의보는 북한 해커 그룹이 라자루스 외, APT48, 블로노로프, 스타더스트 천리마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은 지난 2019년 9월 라자루스와 그 하위조직 블루노로프를 특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뉴버거는 "북한은 대량파괴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사이버범죄 등 불법행위에 의존하고 있다"며 "유엔과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더리움 지갑 제재와 관련해 북한이 훔친 가상자산 자금을 옮기지 못하게 막으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뉴버거는 "이러한 사례는 절도와 해킹 등 북한의 가상자산 불법 활용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잘 드러내고 있다"면서 "우리가 명목화폐 세계에서 구축한 글로벌 돈세탁 방지 시스템이 이제 가상자산 세계에도 도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날 발표에서 지난해 10월 미국 등이 시작한 랜셈웨어 방지 대책이 가상자산 불법 사용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제재 회피를 위한 가상자산의 활용 및 절도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