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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장애인 단체 "지하철 시위 재개"...."우리 당당한 요구가 불법인가"

제21회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 진행
"장애인을 혐오세력으로 몰아가는 세력 비판"
"인수위, 장애인 예산 및 입법 관련 답변 안 해"


[현장취재]장애인 단체 "지하철 시위 재개"...."우리 당당한 요구가 불법인가"
20일 오후 2시50분께 장애인의날을 맞아 장애인단체들이 대규모 차별철폐집회를 열었다. /사진=노유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장애인단체들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답변이 미흡하다며 21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420투쟁단)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인근 장애인복지시설 이룸센터 앞에서 제21회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사전 신고한 집회인원은 1500명으로, 이들은 2개 차로를 점거하고 국회의사당역 인근을 가득 메웠다.

권달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윤석열 당선인과 국민의힘 인수위원회에 대해 날선 발언을 내놓았다. 권대표는 "장애인과 장애인을 갈라치기하고, 장애인을 혐오세력으로 몰아가는 세력이 대한민국에 집권한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날까지 약속했던 인수위의 답변이 없다"며 "내일부터 지하철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전장연은 인수위에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과 장애인권 4대 법안 제정 및 개정을 요구하며 답변 기일을 20일까지로 정한 바 있다.

이원교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회장은 시위의 합법성을 주장했다. 이 회장은 "누가 우리의 투쟁을 비문명이라고 하나", "그 누가 우리의 당당한 요구를 불법이라 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한민국은 장애인이 지하철에서 떨어져 죽어도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곳"이라며 "이런 세상에서 우리들이 지하철을 몇 번 동안 연착시킨 것들이 정말 큰 잘못인가"라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도 이날 연대발언에서 "시설은 장애인을 보호하지 못하고 안전한 공간도 아니다"라며 "장애인들의 자유와 인권을 빼앗는 공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당선인이 이야기했던 탈시설 정책들은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며 "장애인도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정의당이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420투쟁단은 이번 집회를 통해 △지하철 전 역사 엘리베이터 2개씩 설치 △내년 장애인 탈(脫)시설 자립 지원 시범예산 807억원 편성 △활동 지원 예산 1조2000억원 증액 △평생교육시설 예산 134억원 편성을 요구했다.

이들은 결의대회가 끝난 후 여의도 일대에서 장애인권리·민생4법 제·개정 촉구 행진을 열 예정이다.

한편 보수 성향의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와 한국교통장애인협회는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를 비판하며 이날 오전 5시께 현장에 맞불 컨테이너를 설치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