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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청 연못에 잉어 도둑 들어...경찰 수사 중

새벽녘 한 남성 60cm 크기 잉어 건져 낸 뒤 갖고 사라져
주민들 취식 목적 추정.. 나머지 물고기 학대 정황도 나타나
울산시, CCTV 영상 경찰에 보내 범행여부 확인 의뢰

울산시청 연못에 잉어 도둑 들어...경찰 수사 중
지난 11일 새벽 5시 30분께 울산시청 햇빛광장 연못에서 누군가 대형 잉어 한마리를 건져 내는 모습이 CCTV에 촬영돼 울산시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주민들은 최근 잉어들의 몸에 고의로 낸 상처가 많이 보인다며 물고기 학대 범죄도 주장하고 있다. /사진=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한적한 새벽 울산시청 광장 연못에 관상용으로 넣어 둔 대형 잉어를 훔쳐가는 일이 발생,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23일 울산시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11일 오전 5시 30분께. 당시 현장을 촬영한 CCTV영상에는 남성으로 보이는 한 인물이 연못에 들어간 뒤 두 손으로 대형 잉어 한 마리를 연못 바깥으로 건져 올리는 모습이 담겼다.

시 관계자는 "이날 연못에 설치된 물고기 그늘집 등이 훼손돼 있어 CCTV 영상을 확인해 보니 누군가 물고기를 건져내는 모습이 보였다"며 "영상에 나오는 인물이 건져 낸 잉어를 다시 넣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경찰에 범행 여부 확인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는 커다란 잉어 비늘이 연못 주변에 떨어져 있었고, 연못 안쪽 가장자리에는 물고기를 가둘 수 있는 구조로 쌓아올린 돌무더기도 함께 발견됐다.

돌무더기는 잉어가 한 번 들어가면 뒤로 빠져나오지 못할 정도의 통발 형태로 설치돼 있었다. 동틀 무렵 어둑한 새벽에 잉어가 이곳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잉어를 건져 달아난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시청 연못에 잉어 도둑 들어...경찰 수사 중
울산시청 햇빛광장 연못의 잉어 모습. 실개천 형태로 조성돼 수심이 어른 무릎 정도로 얕은 이 연못에서 지난 11일 새벽 누군가 대형 잉어 한 마리를 연못 밖으로 건져 낸 뒤 사라지는 일이 발생해 경찰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최수상 기자

실개천으로 형성된 이 연못은 수심이 어른 무릎 정도의 깊이로 얕으며, 잉어 15~20 마리, 붕어 30~40 마리, 갈겨니 20여 마리, 꺽지 등의 민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이번 사건을 잉어를 잡아 먹기 위한 범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평소 이곳에서 물고기를 보며 힐링 시간을 가진다는 한 주민은 "60cm 가량의 큰 잉어 한 마리가 최근 보이지 않는다"며 "그렇게 큰 잉어를 집안 어항에 기르기 위해 가져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잉어들의 등에 큰 상처가 나 있어 누군가 일부러 잉어에게 돌을 던졌거나 막대기로 때리는 등 학대를 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며 "이 부분도 경찰이 수사를 해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울산시는 사건 발생 후 연못 주변에 CCTV 설치 안내문을 부착하는 등 추가 범행을 예방하고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