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외국 자본이 역대 최대 규모로 탈출하고 있다.
CNN방송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러시아와 같은 사회주의 국가 중국에서 자본 이탈을 촉발했다고 보도했다.
CNN방송은 국제금융협회(IIF)의 자료를 인용, 지난달 중국 채권, 주식시장에서 175억달러가 순유출됐는데 이는 역대 최대규모라고 전했다. 이탈 자금의 75% 가량은 채권, 나머지는 주식이었다. IIF는 지금 시기에 다른 이머징 마켓에서 비슷한 규모의 자본 유출이 없다는 점에서 중국에서 자본이 "이례적"으로 이탈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에도 외국인 투자금은 중국 채권시장에서 350억위안(55억달러) 순이탈해 월간 순유출금으로는 역대 최대였다. 3월 순유출은 520억위안(81억달러)로 더 늘었다.
옥스퍼드대의 조지 마그너스 중국센터장은 CNN방송에 출연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중국이 지지하는 것은 자본이탈의 분명한 촉매제"라고 진단했다. 중국에서 자본이 이탈하는 배경에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장 크게 자리한다. 지난 2월 중국과 러시아는 양국 사이 우호적 관계에 "한계는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였다.
이후 서방의 강력한 제재가 러시아 경제를 강하게 압박했고 중국도 제재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한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마틴 초르젬파 시니어 펠로우는 "중국이 러시아 편을 드는 듯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며 "중국이 러시아를 실제 돕는다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강력한 방역 조치 또한 자본 이탈을 유발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2018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올린 반면 중국 인민은행은 부진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통화완화 사이클에 진입했다.
일부 펀드매니저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투자 자체에 대한 질문을 시작했다고 CNN은 전했다.
상하이 소재 사모펀드 카위안캐피털의 브록 실버 디렉터는 "기본적 투자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규제에 대해 추측게임을 하기를 원하지 않고 당장 내일 뉴스에서 매력적 기업 혹은 비즈니스 모델이 없어질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중국 주재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중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유럽 기업 600여개 가운데 중국 이외 투자를 계획하거나 현재 중국 투자계획을 바꿀 예정이라고 답한 경우는 9%로 역대 최저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