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독일 람스타인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C-17 수송기가 26일(현지시간) 람스타인-미젠바흐 지역 상공을 날고 있다. 독일은 이날 람스타인 기지에서 열린 국방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공용 전차 게파르트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P뉴시스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대공용 전차 게파르트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중화기는 지원하지 못한다던 독일이 압력에 굴복해 결국 무기지원으로 입장을 바꿨다.
26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화기 수출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와 긴밀한 독일은 갈등을 고조시키지 말라는 러시아의 압력과,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서방의 압력 속에 그동안 고민해왔지만 결국 중화기 지원으로 방향을 틀었다.
크리스티네 람브렉트 독일 국방장관은 이날 '치타'라는 뜻의 대공 전차 게파르트를 우크라이나에 수출하는 것을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람브렉트 장관은 이날 독일 서부 람스타인 공군기지에서 미국이 주최한 국방회담 중 게파르트 수출 허가 사실을 공개했다.
독일은 게파르트 50여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계획이다.
명목상 수출이지만 돈은 독일 정부가 댈 전망이다.
독일은 현재 "우크라이나가 주문하고, 독일이 지불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람브렉트는 밝혔다.
이날 국방회담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무기 공급을 공조하기 위해 마련됐다.
40여개국 대표가 참석했다.
회담을 주최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독일이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면서 환영했다.
그러나 오스틴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전쟁속도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면서 신속한 지원을 촉구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전차, 장갑차 등 기갑장비를 지원하라는 요구를 그동안 거부해왔다. 중화기 지원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러시아간 핵전쟁을 부를 수도 있다며 거부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전열을 재정비한 뒤 동부 돈바스 평원 지역에서 대공세를 시작하고, 2014년 병합한 크름반도와 돈바를 잇는 요충지인 마리우폴을 점령해 동남부 일대를 영구 장악하려는 의도를 드러내자 입장을 바꿨다.
동부 돈바스 지역은 대평원 지역으로 러시아가 본격적인 전차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높다.
한편 람브렉트 독일 국방장관은 독일이 네덜란드 인근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독일 PzH2000를 포함해 서방 자주포 시스템에 관한 훈련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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