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여아 '정인이'의 입양부모 공판이 열린 지난해 3월3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한 시민이 정인이 초상화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16개월 입양아 '정인이'를 폭행 학대해 결국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양모에게 징역 35년형, 아동학대를 방임한 양부에게 징역 5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8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양모 장모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장씨는 2020년 2월 당시 8개월 영아 정인이를 입양한 뒤 1달 뒤인 3월부터 10월까지 상습적으로 폭행 학대한 끝에 결국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양부 안씨는 장씨의 학대를 알고도 묵인하고 방치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장씨의 지속적인 학대로 정인이는 사망 당시 키 79㎝, 몸무게 9.5㎏에 불과해 제대로 서지도, 걷지도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장씨는 정인이가 밥을 잘 먹지 않자 격분해 폭행해 정인이가 바닥에 쓰러지자 배를 강하게 밟고 손으로 때려 숨지게 했다.
정인이 사망 후 부검에서는 복부에 강한 충격으로 소장과 대장 장간막열창이 발생하고, 췌장이 절단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장씨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
1심은 상습아동학대, 살인 등의 장씨의 모든 혐의를 인정해 무지징역을 선고했다. 1심은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전혀 없는 약 16개월의 정인이 복부를 발로 강하게 밟았다. 복부를 발로 강하게 밟을 경우 피해자 사망이라는 결과를 충분히 인식하거나 예견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2심도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학대하다가 살인까지 한 점에서 이 사건 살인범행이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볼 수 없다"며 장씨의 살인 등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그럼에도 "장씨가 살해 의도를 가지고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해 살인범행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며 징역 35년으로 감형했다.
장씨가 정인이를 병원으로 이송했고 CPR(심폐소생술) 실시하기도 한 점, 당시 아동학대 신고로 스트레스가 극심했다는 등을 들어 "미필적 고의를 넘어 (살인 회피에) 적극적으로 태만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취지다.
양부 안모씨에게는 1, 2심 모두 징역 5년을 선고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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