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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일렉트릭·건설기계 분리 교섭하면 협상재개 가능 "

사측 29일 소식지 통해 교섭 재개 조건 제시
3개사 동시 교섭 불합리함 개선 의지만 보여주면 즉시 교섭
노동조합 게시판에는 회사 측 '꼼수'라며 비판 이어져
노조, 5월 4일까지 전면파업 계속 진행

현대중공업 "일렉트릭·건설기계 분리 교섭하면 협상재개 가능 "
현대중공업 노조가 사측에 성실한 임금협상을 촉구하며 지난 28일부터 오는 5월 4일까지 5일간 전면 파업에 나섰다. 이에 사측은 29일 소식지를 통해 현대중 노조가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의 노사 협상을 동시 교섭에 분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면 즉각 임금협상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현대중공업 노조가 임금협상 재개를 요구하며 닷새간 전면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사측이 29일 소식지를 통해 “교섭 재개는 노동조합 결단에 달려 있다”며 “동시 교섭 불합리함의 개선 의지만 보여주면 즉시 교섭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주목되고 있다.

사측이 말하는 동시 교섭 불합리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3개 노사가 동시에 교섭을 진행한 뒤 각각의 잠정합의안에 대해 조합원 찬반투표가 이뤄지는 상황을 가리킨다.

사측은 경영환경이 다른 세 회사를 하나로 묶다보니 각사 조합원들 간에 비교 심리를 느낄 수밖에 없는 불합리한 상황이 계속 이어져 왔다는 입장이다.

이는 각 사별 잠정합의안에서 기본금 인상폭이나 상여금 등이 차이가 날 경우 동일한 수준을 원하는 회사의 노조원들이 찬반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을 반대한 뒤 노조집행부에 재교섭을 요구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또 3개사 노조 중 2개사 노조의 잠정합의안에 가결되고 1개사의 잠정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가결한 노사의 합의안은 부결된 노조의 협상이 최종 타결될 때까지 적용되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때문에 뒤에 남은 회사의 경우 잇따른 부결이 부담돼 울며 겨자 먹기로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사측은 그동안 이 같은 불합리한 시스템 개선에 수차례 요구를 해왔지만 노조가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이 9년 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노조가 일렉트릭과 건설기계를 교섭에서 분리하겠다고 하면 즉각 교섭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아직까지 노조측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없다. 하지만 조합 홈페이지 등에서는 사측의 이 같은 주장을 “꼼수”라고 비난하는 등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글쓴이는 “부결이 반복 된다고 문제란다, 근본적인 원인은 회사에 있는데 어처구니가없네”라고 적었다.

또 다른 글쓴이는 “법인분리 할 때 노동조합이 현차처럼 3사 단일협상으로 하자고 했는데 회사가 법인이 다르다고 개별협상 하자고 해서 3사 단일노조 개별협상 체제로 만들어 놓고 이제 와서 분리 해야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현대중 노조는 지난 28일부터 오는 5월 4일까지 전체 조합원 7000여 명에게 지침을 내리고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전면파업은 출근시간인 오전 8시부터 퇴근시간인 오후 5시까지 하루 8시간(점심시간 제외)동안 평일 기준 5일간 진행된다.

노조는 지난달 22일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한 달 넘게 교섭이 재개되지 않자 지난 27일 올해 첫 파업에 들어갔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