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외동읍에 車 부품사 770곳
6차선 확장·우회로 등 대책에도
7호선 국도 만성정체 해결 안 돼
외동산단 미래車 대개조 사업에
"정체 더욱 극심해질 것" 우려도
울산과 경주를 잇는 국도 7호선이 현대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대형 트럭으로 인해 평일 출퇴근길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큰 혼잡을 이루고 있다. 실제 이 일대를 통과하는 부품납품차량은 시간당 4300대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많은 대형 트럭으로 인해 혼잡한 국도 7호선 울산 중산교차로의 모습 사진=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경북 경주시가 자동차 부품업체의 천국으로 변모하고 있는 반면 인접한 울산시는 갈수록 교통지옥에 시달리고 있다. 경주와 울산을 오가는 부품납품차량이 국도 7호선을 가득 메우면서 교통정체가 극심해 평일 출퇴근 물론 주말 나들이마저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만성체증에 납품차량 운전자들 마저도 피로감을 호소할 정도다.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울산~경주 시 경계의 병목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울산∼경주 간 車부품업체 770곳
1일 자동차 부품업계와 울산시 등에 따르면 울산~경주를 잇는 국도 7호선의 만성체증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생산량 증가에서 비롯됐다.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이 생산시설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현대차 울산공장 주변에서는 더 이상 공장 부지를 구할 수 없었다. 업체들은 1993년 울산~경주 시 경계에 위치한 경주 외동읍에 일반산업단지가 준공되자 빠르게 이 지역으로 진출했다. 30년이 지난 현재 외동읍 일대는 일반산업단지 8곳이 조성됐고 자동차 부품 관련 협력업체 770여곳이 입주해 있다.
문제는 외동읍에서 울산 현대자동차를 가장 빠르게 연결하는 도로가 국도 7호선 뿐이라는 점이다. 일반차량과 부품납품차량이 뒤엉키면서 울산 북구~경주 외동읍 일대 국도 7호선은 하루 종일 섰다가다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경찰이 부품납품차량을 조사한 결과 시간당 4300대가 이곳을 통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왕복 4차로 도로 기준 용량인 2000대를 크게 초과한 수치이다.
울산시가 이에 대한 대책으로 2차선에 불과하던 국도 7호선 울산 북구 신답교~경주 시 경계까지 4.6km를 왕복 6차로 확장, 올해 3월 개통했다. 또 교통량 분산을 위해 우회도로인 '이예로'도 지난해 개통됐다. 앞서 2017년에는 울산 북구 중산교차로~현대차 울산공장을 곧바로 연결하는 왕복3차로 12.46㎞의 오토밸리로를 개통했다. 이를 통해 울산 북구 일대 도로사정이 나아졌지만 국도 7호선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국도 7호선 대체도로 건설 시급
부품납품차량을 운전하는 이모씨(53)는 "울산시가 관내에 우회도로를 개통했지만 정체의 주요 원인인 울산~경주시경계 병목 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경주를 오가는 울산시민들은 여전히 답답함을 호소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자동차 부품관련 업체의 투자가 증가하는 등 경주시의 여건 변화로 국도 7호선 정체는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경주시는 지난 4년간 자동차 및 퍼스널 모빌리티 분야 7건 3062억 친환경 수소연료전지 발전 5건 1조1895억 원을 유치했다. 또 외동 일반산업단지가 최근 정부의 노후산단 대개조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내년부터 3년간 집중 지원을 통해 글로벌 미래형 자동차 부품소재 전진기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여기에다 부품업체 직원들이 거주할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외동읍 일대에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울산지역 여론은 더 이상의 시민불편을 감수할 수 없다며 신속한 우회도로 건설을 울산시와 국토부 등에 요구하고 있다.
이에 울산시는 납품차량들이 시경계 병목 구간을 통과하지 않고 오토밸리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울산 농소동~경주 외동읍 구어리를 잇는 5.9㎞ 4차선 우회도로를 건설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빨라야 2028년에 개통될 전망이다.
외동읍의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우회도로 건설도 급하지만 시경계지점의 병목 현상 해소를 위해 경주 외동읍 일대의 왕복 4차선 도로를 6차선으로 확장해 차량소통 속도를 높이는 일도 시급하다"며 "경주시도 적극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ulsa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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