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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최대 경제대국 독일, 러시아 석유 금수로 기울어

EU 최대 경제대국 독일, 러시아 석유 금수로 기울어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베셀링에 위치한 영국 석유기업 쉘의 화학 공장.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 내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이 앞으로 몇 개월 안에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중단할 예정이다. 다만 EU 차원의 수입 중단은 이탈리아 등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아직 불분명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독일 총리실의 요르그 쿠키스 수석 경제EU 담당 보좌관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쿠키스는 러시아 석유 수입 중단을 위해 “몇 개월”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독일 정부는 올해 연말까지 러시아 석유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쿠키스는 "우리는 일정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수입량을 줄여야 한다"며 "러시아 석유 구입을 중단하고 싶지만 다른 석유 공급원을 독일로 들여올 수 있는지 확실히 하기 위해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일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에 천연가스와 석탄, 석유의 전체 수입 가운데 각각 55%, 45%, 35%를 러시아산으로 충당했다. 독일은 미국 등 다른 서방 국가로부터 러시아 자원을 사지 말라는 압박을 받았다.

독일의 로베르트 하벡 경제·기후부 장관은 1일 발표에서 독일이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천연가스와 석탄, 석유가 전체 수입량 대비 35%, 8%, 12%까지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모든 조치들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고 큰 대가를 치러야 하지만 우리가 더 이상 러시아로부터 협박을 당하지 않으려면 그러한 노력과 대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 3월 발표에서 러시아 석유 수입을 6월까지 절반으로 줄이고 가을까지 석탄 수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독일을 비롯한 EU 회원국은 오는 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대사 회의와 에너지 장관 회의를 열어 러시아 석유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EU는 일단 오는 8월부터 러시아 석탄 수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금지 대상을 석유까지 넓히기 위해 고민중이다. 미하엘 클라우스 EU 주재 독일 대사는 지난달 EU 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6차 제재를 시행할 경우 석유 수입 금지 항목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 석유에 의존하는 일부 회원국들은 생각이 다르다. EU 제재를 위해서는 27개 회원국 전부가 이를 지지해야 하지만 헝가리,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슬로바키아는 러시아 석유 수입 중단에 유보적인 모습이다. 특히 이탈리아는 수입 중단보다는 가격 상한이나 관세 같이 다른 제재를 요구하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