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성공적 준비,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전술핵 재배치 논의 안 해...'확장억제전략협의체' 재가동 방안
대북제재 국제협력 주도, 중국과 균형·일본과 협력 외교 추진
내년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인권이사회 이사국 등 진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 쿼드와 다양한 협력
여야 공수교대 후 열린 첫 청문회 여야 치열한 신경전 벌여...
신냉전 국제질서 속, 글로벌공급망 재편 따른 체질 개선 중요
[파이낸셜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일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새 정부의 외교기조는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실현"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우선 "굳건한 한미동맹을 구축해 우리 외교의 중심축을 튼튼히 하겠다"면서 "신정부 출범 후 개최되는 첫 한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준비하고 한미동맹을 한 차원 높은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미가 공유하는 가치를 기반으로 한반도와 동북아는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면서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와 쿼드와의 다양한 협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과 경제안보·기술동맹도 추진하겠다면서 "경제안보 외교를 강화하겠다. 공급망 불안 문제 대응을 위해 경제통상 외교를 확대하겠다"며 "재외공관망 중심의 조기경보시스템을 강화해 신속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로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면서 "새 정부는 대북 억지력 제고를 위해 한미동맹을 통한 굳건한 연합방위 태세를 강화 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북한이 핵 보유를 통해서는 얻을 것이 없다는 생각을 갖도록 대북제재 이행을 위한 국제협력을 주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그러면서 "북한과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두고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로서 외교적으로 중심적인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남북미 3자 간 소통을 위한 대화채널 구축을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 비핵화에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면 한미공조를 통해 대북지원과 경제협력, 평화협정 논의도 추진하겠다"며 "비핵화 이전이라도 대북 인도적 지원을 추진해나가고, 유엔 등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 인권 개선 노력도 하겠다"고 밝혔다.
한·일관계에 대해선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공동의 이익과 가치에 부합하는 미래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면서 현안에 대한 합리적 해결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미·일 3국 협력도 증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중외교와 관련해선 "균형 있는 정상외교를 실현,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 협력시대를 구현하겠다"며 "국익과 원칙에 입각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정경분리와 공동이익의 원칙하에 양국 간 실질적, 호혜적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또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 나가겠다"면서 내년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경제사회이사회, 인권이사회의 이사국으로 동시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모두 발언에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은 정권교체로 인한 '공수교대' 후 열린 첫 청문회로 여야는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이 박 후보자 아들 관련 '도덕성 공세'에 집중한 반면 국민의힘은 외교 전문성을 조명하며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아들의 불법도박사이트, 페이퍼 컴퍼니 근무 등 국민 눈높이에서 봤을 때 부합하지 않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게임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하는 캐나다 소재의 합법적인 기업"이라며 "내 아들은 부사장도 아니고 업무개발팀장(head of business development)으로 나와 있다"며 박 장관 후보자 지명 후 퇴사 의혹에 대해선 "이미 3월에 퇴직 의사를 밝혔고, 행정 처리가 한달 정도 걸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사드추가 배치 공약과 관련한 민주당 김영주 의원의 질의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는 북한이 다양한 미사일로 우릴 위협하고 있어 수도권 방공망을 보강한다는 차원에서 나온 제안"이라며 "신(新)정부에서 심도 깊게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김기현·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문에 "전술핵 재배치에 관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한·미 간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는 게 현재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답했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선 "북한의 그동안의 말과 행동을 볼 때 스스로 비핵화를 할 의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박 후보자는 '쿼드(Quad) 가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질의에 "한국이 쿼드 참여국이나 회원은 아니지만 우리가 가진 강점을 선도적으로 할 수 있는 워킹그룹 활동을 통해 한국의 역할을 확대해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차기 정부에선 안보와 경제가 분리되지 않고 융합되는 ‘경제안보’의 시대, 본격적인 강대국 경쟁시대, 탈세계화 시대에 맞는 한국의 안보·외교·통일 정책 원칙 정립과 차질 없는 시행이 대한민국호의 사활이 걸려있다고 하겠다.
국경 없는 세계화의 시대는 저물고 신냉전의 국제질서 속에서 글로벌공급망(GVC: Gloval Supply Chain)도 재편하고 있어서, 세계 경제안보의 진영화, 분절이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한국은 미리 체질 개선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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