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임브리지대 연구진, 맛을 감별하는 셰프로봇 개발
로봇팔에 짠맛 느끼는 센서 부착해 음식의 맛을 판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진들이 개발한 셰프로봇이 스크램블 에그와 토마토로 만든 음식의 맛을 감별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생체모방 로봇 연구실 제공
[파이낸셜뉴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진들이 인간처럼 맛을 보면서 음식을 만드는 셰프로봇을 개발했다. 이 셰프로봇은 인간처럼 씹는 과정을 모방하면서 음식 양념이 잘 됐는지 알아낸다.
연구진은 "이 셰프 로봇은 어떤 것이 맛있고, 맛이 없는지를 학습해 요리를 더 잘하게 함으로써 자동화 또는 반자동화된 요리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캠브리지 공대의 그르체고르츠 소차키 박사는 영국 가전제품 제조기업 '베코(Beko)'와 협력해 개발한 셰프로봇을 '로보틱스와 AI의 경계(Frontiers in Robotics & AI)' 저널에 4일 발표했다.
소차키 박사는 "사람들은 음식을 만들면서 맛 보는 것에 익숙하다"며 "우리가 만든 셰프로봇은 요리하는 동안 맛의 균형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음식을 맛본다"고 말했다.
베코사의 무함마드 W. 츄타이 박사는 "우리가 개발한 셰프 로봇이 가정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머신러닝과 딥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해 셰프로봇이 다양한 요리와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맛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각은 수백만년에 걸쳐 진화한 인간의 복잡한 과정이다. 음식의 모양, 냄새, 질감과 온도는 모두 우리가 미각에 영향을 준다. 씹는 동안 만들어진 침은 음식에서 화학성분을 전달해 주로 혀에서 맛보게 한다. 일단 우리의 뇌가 맛을 알게 되면, 우리는 그 음식을 먹을지 말지를 결정한다.
맛은 또한 매우 주관적이다. 어떤 사람들은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단 것을 좋아한다. 아마추어든 프로든 훌륭한 요리사는 그들의 미각에 의존하며, 요리 안에서 다양한 맛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 균형 잡힌 최종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소차키 박사는 가정집 부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값싸고 작으며, 빠르게 시식할 수 있는 로봇 만들기에 집중했다.
연구진은 셰프 로봇을 인간처럼 씹는 과정을 모방하면서 여러단계에서 음식의 짠맛을 평가하도록 훈련시켰다. 또 셰프 로봇에 인간이 느낀 맛 피드백을 바탕으로 오믈렛 요리 훈련을 시켰다. 이렇게 훈련받은 셰프 로봇은 스크램블 에그와 토마토의 간단한 요리 9가지 변형을 맛보고, 다양한 요리의 미각 지도를 제작했다.
연구진은 인간이 쉽게 생각하는 마지막 문제를 로봇이 수행하도록 훈련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 요리도 이러한 작업들 중 하나다. '셰프' 로봇을 사용한 이전의 실험들은 맛 보는 사람들의 피드백을 사용해 먹음직한 오믈렛을 만들었다.
연구진은 로봇 주방장이 씹고 맛보는 인간의 과정을 모방하기 위해 짠맛을 느끼는 센서 역할을 하는 탐침을 로봇팔에 부착했다. 연구진은 스크램블 에그와 토마토를 준비했다. 또한 토마토의 수와 각각의 접시에 있는 소금양을 다르게 했다.
셰프 로봇은 탐침센서를 이용해 음식을 맛보고 단 몇초만에 판독값을 되돌렸다.
연구진은 씹을때의 질감 변화를 모방하기 위해 계란 혼합물을 믹서기에 넣고 로봇이 음식을 다시 테스트하게 했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씹는' 지점에서 다른 판독값으로 요리의 미각 지도를 만들었다.
테스트 결과, 연구진이 만든 셰프 로봇은 다른 전자식 시식법보다 짠맛을 평가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이번 로봇 개발에 참여한 아르센 압둘라리 박사는 "우리가 맛 볼 때 씹는 과정은 뇌에 지속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전자 테스트 방식은 똑같은 샘플에서 단편적인 부분만 인식하기 때문에 로봇 시스템에서 씹고 맛보는 보다 현실적인 섭취 과정을 모방해 더 맛있는 최종 음식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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