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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수 경제사령탑, 홍남기 9일 물러난다

부동산 안정 아쉽고, 코로나 수습 기억 남아
인플레 심리 우려, 정부 기업 같이 잡아야

역대 최장수 경제사령탑, 홍남기 9일 물러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기재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부동산 하향 안정 문제를 제대로 이루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전대 미문의 코로나19 팬데믹을 수습해 온 것이 기억에 남는다"
오는 9일 역대 최장수 경제부총리 직을 떠나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퇴임 소감을 밝혔다. 새 경제팀이 재정준칙 마련과 한국판뉴딜은 계승해 줬으면 한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2018년12월10일 부총리로 취임한 지 거의 3년반만인 9일 이임식을 갖는다. 1247일 재직이다. 80년대 이후 역대 최장수 경제사령탑을 맡았다.

홍 부총리는 "장관급 회의만 365회 한 것 같다며, 3일에 한번 꼴로 장관급 회의를 했다"며 "매일 100m 달리기를 하는 심정이었다"고 했다. 장관급 회의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비롯해 부동산시장 관계장관회의,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 등이 있다. 관계장관회의인 녹실회의도 포함한 숫자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 팬데믹 위기 수습을 진두지휘한 것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우선 꼽았다. 홍 부총리는 "재임 3년반 중 2년 반이 코로나 시국이었다"며 "재임 때 추가경정예산 7번을 포함해 예산만 11번 편성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미래세대, 즉 한 세대 이후의 한국을 위해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노력을 한 것도 중요한 성과로 제시했다. 한국판 뉴딜 추진, 2050 탄소중립 넷제로. 인구문제 대응 등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방역강화와 민생회복을 병행하는 정책을 폈고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경쟁력회의 등 경제현안을 시의적절하게 조율할 수 있는 협의구조를 만들어왔던 것도 성과로 꼽았다.

홍 부총리는 "다만 부동산 하향 안정 문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문제, 재정준칙 법제화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밝혔다. 실제 정부는 지난 2011년 12월 서비스산업을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육성해야 한다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을 발의했지만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가재정건전성을 목적으로 하는 재정준칙도 1년반 이상 법제화 하지 못한 상태다.

홍 부총리는 국가재정건전성 문제에 대한 새 경제팀에 전하는 입장도 조심스럽게 밝혔다.
홍 부총리는 "한국의 재정특성과 복지성숙도를 감안했을 때, 국내총생산대비 국가채무비율은 계속 늘어갈 수 밖에 없다"며 "가파른 속도를, 감내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새정부 경제팀에) 국가채무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60%, 통합재정수지는 마이너스(-) 3%로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치솟고 있는 물가와 관련, 홍 부총리는 "걱정이 크고 정부 정책만으로 잡기 힘든 상황"이라며 "정부와 민간, 기업이 힘을 합쳐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잡는 게 중요해 (새 경제팀이) 추가적 정책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