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제조 선두주자 비야디(BYD) 창사 공장 인근 주민들이 지난 4일 밤 오염물질 배출 중단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국 매체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전기차 제조 선두주자 비야디(BYD) 창사 공장이 결국 잠정 폐쇄됐다. 인근 주민들이 공장에서 배출하는 오염 물질 때문에 어린이들이 코피를 흘리는 등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고 반발하자, 창사시 당국은 이 같이 결정했다고 펑파이 등 중국 매체가 10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후난성 창사시 위화구의 주민 다수는 거주지 인근 비야디 공장에서 매캐한 냄새의 배기가스가 나온다는 항의 글을 인터넷에 지속적으로 올렸다. 주민들은 이로 인해 어린이들이 코피를 쏟았으며 성인들도 메스꺼움, 구토, 지속적인 기침을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주민 100여명은 지난 4일 밤에는 비야디 창사 공장 앞에서 오염물질 배출 중단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창사시 당위원회와 시정부는 제3차 테스트기관,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비야디 창사 공장으로 보내 조사에 착수했다. 주민들도 이들 조사기관에 대해 인정했다고 펑파이는 전했다.
비야디 주가는 관련 보도 이후 전 거래일 대비 3.86% 급락했다. 이로써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비야디는 올해 1·4분기에 작년동기대비 422% 증가한 28만6000여 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2위인 광치아이안의 6배 이상이다. 4월에는 코로나19 확산과 봉쇄 여파로 중국의 대부분 자동차 업체의 판매량이 감소한 가운데서도 313% 늘어난 10만6042대를 고객에게 인도했다.
창사 공장은 비야디가 107억 위안(약 2조268억원)을 투자, 2012년 첫 생산에 나선 중국 중부권 핵심 생산기지로 직원이 1만7000여 명에 달한다. 올해 1·4분기 6만2500대를 생산, 비야디 전체 판매량의 22%를 차지했다.
중국 매체들은 취재결과 비야디 창사 공장의 냄새가 최소 2개월 이상 지속됐다고 전했다. 또 오염의 원인이 비야디 공장인지 여부는 규제 당국에서 조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확실한 것은 현재까지 대기업인 비야디의 태도는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야디 창사공장은 2019년에도 오염물질을 배출했다가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 공장은 지역 환경보호감독 기관의 감시목록에 오르기도 했다.
반면 비야디는 공식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해당 공장의 배출은 국가 규정과 표준을 준수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반박했다.
또 공장과 인접한 일부 주거지역에서 냄새가 날 수 있으나 회사는 관련 조치를 취했으며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비야디는 어린이의 코피 등 건강 악화설에 대해선 ‘악의적인 조작’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소문의 근원을 찾아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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