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
17시간 30분간 진행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 "창보다 강한 방패, 민주당의 완패"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후보자 딸의 스펙쌓기 의혹 등 민주당이 강공을 펼쳤으나 여러차례 '실축'이 나왔고 한 후보의 대처만 돋보였다는 평가다. 새 정부 출범 후 성남FC, 대장동 특혜의혹,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등 수사 향방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당 완패..한동훈 몸집만 커졌다
지난 9일 오전 10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시작한 한 후보자 청문회는 날을 넘겨 10일 새벽 3시 30분에 종료됐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의 각종 의혹과 관련한 자료들의 국회 제출을 보고 채택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지만 장관 선임에 무리가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청문회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민주당의 완패라는 평가가 나온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이모 발언, △한국3M, △봉사활동 2만시간 등 민주당 의원들이 기본적인 사실 관계조차 확인을 안하고 준비한 것 같았다"며 "박주민 의원 정도를 제외하고 민주당 의원들의 태도, 질의 수준이 정돈되지 않은 듯해 잠도 안 자고 무엇을 준비했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모 발언'은 김남국 의원이 한 후보자 딸이 '이모와 같이 논문을 쓴 것 아니냐'라고 공격했지만 '이모'가 아닌 '이 모 교수'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강욱 의원은 노트북을 기부한 사람이 한 후보자 딸(한**) 아니냐고 질의했으나 개인이 아닌 영리법인, 한국3M회사였다. 김영배 의원이 한 후보자 딸이 '2만 시간' 봉사한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으나 문서를 보면 한 후보자 딸 1명이 아닌 소속 단체 회원 전부 합친 시간이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결정적 한 방은 커녕 약간의 충격을 주는 '잽'도 없었다"고 평했다. 전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청문회가 아니라 개그 콘테스트를 보는 듯"이라고 비꼬았다.
■성남FC, 대장동 수사 의지 밝혀
한 후보자는 청문회 인사말부터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부패한 정치인과 공직자의 처벌을 어렵게 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이 보게 될 피해는 너무나 명확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경찰이 수사 중인 성남FC 사건에 대해 "검수완박법 시행까지 4개월 유예기간이 있기 때문에 기존에 있던 사건은 (검찰이)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장동 사건에 대해서도 현재 진행되는 사건은 여죄가 확인되면 수사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이 밖에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에 대해서도 "있는 죄를 덮는 것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원칙론을 밝혔다.
특히 대장동 사건의 경우 민주당 이재명 후보 등도 얽혀 있어 향후 새 정부의 검찰 수사가 실제로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이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를 출마하는 것은 '방탄 조끼'를 입겠다는 의도"라며 "경기도 분당에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등판하자 경기도를 버리고 지지율이 더 높은 분당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불체포 특권을 활용해 민주당은 임시국회 등 방탄국회를 만들어줄 여지가 크다"며 "검찰이 대장동 수사를 진행할 경우 회기를 피해서 진행하거나 민주당과 충돌이 불가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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