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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제로코로나 지속 불가능"·연구진 "봉쇄풀면 1억1200만명 감염"

WHO "제로코로나 지속 불가능"·연구진 "봉쇄풀면 1억1200만명 감염"
애플 맥북 제조업체인 대만 콴타컴퓨터의 상하이 공장 직원 100여명이 지난 5일 보안 요원을 뚫고 탈출하는 모습. 타이완뉴스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세계보건기구(WHO)가 강력한 봉쇄·격리를 기반으로 한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코로나19 창궐 초창기부터 중국 편향적인 입장을 취했던 그간 행보와는 대조된다. 반면 중국이 봉쇄를 풀면 인구 1000명당 80명이 감염되고 150만명이 사망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10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러스의 양태와 지금 우리가 미래에 예상하는 것을 고려할 때 그것(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 전문가들과 이 문제를 논의했고, 그러한 접근 방식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표시했다”며 “다른 전략으로 전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바이러스와 싸울 더 좋은 수단이 있기에 전략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브리핑에 참석한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 역시 제로코로나 정책이 사회와 경제, 인권에 미칠 영향이 고려돼야 한다며 의견을 함께 했다.

중국은 1명의 감염자만 나와도 지역 전체를 봉쇄하는 초고강도 방역 정책을 쓴다. 근로자는 출근할 수 없고 물류·교통망도 차단된다. 중국 본토 31개 성·시 거의 대부분이 지난해 12월 재창궐 이후 한 차례 이상 봉쇄를 경험했거나 현재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는 봉쇄 비용 상승과 경제 주체 충격으로 사회·경제적 후폭풍을 양산했다. 상하이의 경우 주민들의 집단 반발이 여러 차례 발생했으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분기 4.8%에서 2·4분기 1.8%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 상태다.

WHO가 이처럼 중국의 정책에 대해 비관적 시각을 드러낸 것은 흔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WHO는 코로나19 발병 시작 즈음부터 중국의 초기 대응이나 기원설 등을 놓고 중국 편향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이로 인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WHO 탈퇴와 자금 지원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반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한 연구 결과를 인용, 중국의 봉쇄 해제는 1억1200만명(중국 인구 1000명당 80명)을 감염시키는 ‘쓰나미’로 이어지고 150만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 숫자는 중국의 의료 시스템을 압도할 것"이라며 "코로나19 통제와 항바이러스 치료제 없이 오미크론 바이러스 감염 급증할 경우 이 같은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지금까지 화이자나 모더나 등 해외에서 개발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승인하지 않았다. 대신 자국 기업인 캔시노와 시노팜이 개발한 mRNA 백신이나 오미크론 전용 백신의 임상시험만 허가했다.

중국이 그동안 자국민에게 접종한 백신은 시노팜과 시노백이 만든 불활성화 백신으로, mRNA 백신보다 효과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