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세안에너텍 '방사능 깊이분포 현장측정 프로그램' 개발
측정시간 10분의 1로 단축… 고리1호기 구조물 등에서 실증 완료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방사능 연속분포 현장측정 기술'을 이용해 의료용 가속기 시설 구조물에서 방사능 오염 정도를 측정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원자력발전소 해체현장에서 핵심 구조물의 오염 정도를 현장에서 바로 측정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 상용화에 나선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사능 깊이분포 현장측정 프로그램'을 세안에너텍㈜과 함께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진은 고리1호기 및 의료용 가속기 시설 '사이클로트론'에서 실제 방사화된 콘크리트 구조물을 측정해, 실효성을 입증한 바 있다. 또한 이번 성과와 관련해 국내에서 관련 특허등록 2건을 완료한 상태다.
해체기술연구부 홍상범 책임연구원은 "방사능 분포를 현장에서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소요 시간 및 비용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도 원전해체 시점이 한발 가까워진 만큼, 이번 기술이 해체사업에 효과적으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방사능 물질로 변한 구조물들은 원전 해체때 '방사성폐기물'로 별도 관리되는데, 200L 드럼당 1500만원 이상 비용이 소요된다. 이런 방사화 구조물을 정확하게 구별해 방사성폐기물량을 절감하는 것은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구조물에 직접 구멍을 뚫고 여러 깊이에서 시료를 채취했다. 시료를 실험실로 옮겨 단면별 방사능을 측정해야 하므로 비교적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기존 방식으로는 원전 해체 현장에 시추 장비를 이송·설치하는 데에만 수일이 걸린다. 절단 시료 전처리와 검출기를 이용한 분석에는 하나당 1시간으로 평균 10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원자력연구원 홍상범 박사팀이 개발한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현장에서 직접 측정해 시료 채취 단계를 생략하면서도, 측정시간을 10분의 1 이상 단축한다.
연구진은 구조물의 깊이에 따라 감마선 스펙트럼이 변하는 현상에 주목해,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했다. 구조물 내부로 들어갈수록 감마선 에너지가 줄어드는 특성을 기반으로, 방사능 깊이 분포를 연속으로 계산한다.
이 알고리즘은 기존에 사용되던 검출기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검출기가 특정 지점의 방사능을 측정하면, 연구원이 개발한 알고리즘을 통해 깊이별 방사능 분포를 역산해낸다.
한편, 세안에너텍㈜은 2018년에 설립된 방사선 관리 전문기업으로 향후 폐기물관리 등 원전 해체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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