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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일 만의 복귀' 이재명, 得될까 毒될까... 민주당 선대위 '사령탑' 맡아

"심판자 아닌 유능한 일꾼 필요"
"권력 집중되면 부패, 견제해야"

'62일 만의 복귀' 이재명, 得될까 毒될까... 민주당 선대위 '사령탑' 맡아
민주당 선대위 출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왼쪽 세번째)이 11일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민주당 통합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위원장·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박홍근 원내대표. 사진=서동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11일 당 선대위 간판인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정치 전면에 복귀했다.

이 고문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 선언으로 정치적 재기에 나섰지만 당의 공식 직책을 가지고 등장한 건 지난 3월 대선 패배 이후 62일만이다.

이 고문은 이날 서울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서 "가장 책임 있는 제가 지방선거의 활로를 열고 당의 어려움을 타개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어떤 일이든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또 "개인적인 이해타산이나 손익을 계산하면 지방선거는 간접 지원 정도로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고도 했다.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수사 등을 피하기 위한 방탄용 재보선 출마와 조기 등판이라는 야당과 당 일각의 비판에도 이번 등판은 순수한 구당차원의 복귀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고문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요구한 것에도 "인생을 살며 부당한 일을 한 일이 없기 때문에 검찰, 경찰 수사가 아무리 압박해도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고 자신감도 보였다. 또 "자꾸 '방탄'이라고 하는데 물도 안 든 물총이 두렵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다.

또 전날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 대해 이 고문은 첫 일성으로 견제론 카드를 꺼냈다. 그는 "권력은 집중되면 부패한다는 명확한 진실이 있다"며 "권력은 나뉘어야 균형 속에서 견제될 수 있다"고 했다.

또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선 "대선은 심판자와 일꾼 중에 심판자를 선택했다면 이제는 균형을 맞추고 국정을 안정시킬 유능한 일꾼이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이어 "일하고 싶다. 이제 일 할 사람. 일꾼이 필요하다"며 일꾼론을 강조했다.

당에선 이 고문의 조기 등판으로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선거에서 이재명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고문의 구심점 역할로 지지층 결집은 물론 새 정부 견제론을 확대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실제로 주요 후보나 최소한 수도권 선거 구도에서 지지율 반등의 효과를 내야 하는 만큼 이 고문의 어깨도 무거워 보인다.

또 벌써부터 이 고문 등판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입장에선 이 고문이 지방선거 승리를 이끄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마다할 이유가 없겠지만 반대로 패배할 경우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이 덧씌워지며 정치 행보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