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 활기찾는 시민들
자영업자들도 매출 늘어 웃음꽃
12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인문사회과학캠퍼스에서 열린 대동제에서 학생들이 펀치볼을 치고 있다. 뉴스1
지난 11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관객들이 키오스크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임수빈 수습기자
"한 번뿐인 대학 시절, 코내기(코로나+새내기)들과 함께 즐기고 싶었습니다. 남기고 싶었습니다." (서울대학교축제하는사람들 단장)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혼자 영화보다 몇 년만에 친구들과 함께 극장에서 영화도 보고 치즈볼도 먹으니 너무 좋습니다."(CGV 용산 관람객)
정부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열흘째인 지난 11일, 대학교 축제와 서울 영화관에서 만난 사람들은 다시 찾은 일상을 즐기느라 한창이었다. 서울 주요 대학들은 3년 만에 야외 축제를 열고 20, 21, 22학번 '코내기'를 환영했다. 영화관을 다시 찾은 시민들은 물론 자영업자들도 다시 찾아온 일상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주요 대학들 야외 축제
지난 11일 찾은 서울대학교 버들골 풍산마당에서는 'SNU페스티벌-버들골 축제'가 한창이었다. 실외 마스크 해제 정책에 따라 일부 학생들은 마스크를 벗고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전자공학과에 재학 중인 박모씨(21)는 "대면으로 진행되는 첫 번째 축제여서 너무 설렌다"며 "대면 수업 비중이 늘고, 축제도 시작하니 이제 좀 대학교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재개된 대학축제에 자영업자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8년째 푸드트럭 '오라방 닭강정'을 운영 중인 김미옥씨는 "대학들이 축제를 다시 열어서 너무 좋다"며 "장사가 잘 될지 조금 걱정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매출이 잘 나와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서울대, 성균관대, 한국외국어대, 서울시립대, 중앙대, 고려대, 건국대, 한양대 등은 5월 중 약 3일간 축제를 열 예정이다. 정부가 야외 마스크 착용을 자율에 맞기는 지침을 내놓았지만, 일부 대학들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축제를 연기하기도 했다.
동국대학교 관계자는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축제를 여는 것은 조금 부담스럽다"며 "오는 가을에는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세대학교도 봄 축제를 개최하지 않고 가을에 축제를 열 예정이다.
■간식 먹으며 영화 단체 관람
같은날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 관람객들은 헐리우드 대작 영화를 단체 관람하며 팝콘, 나초 등 간식을 즐기기도 했다. 치즈볼을 들고 있던 이모씨(25)는 "영화관 취식 제한 이후로 영화관에서 처음 먹는 음식"이라며 "먹는 즐거움이 영화관 방문의 이유 중 하나였는데 이제 풀려서 좋다"고 말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극장을 찾은 대학생 이모씨(25)는 "거리두기 기간 동안 혼자 영화를 볼 때 작은 화면으로 봐서 답답했는데 이제 큰 스크린으로 함께 볼 수 있어 기대된다"고 말했다. 몇 년만에 극장을 찾은 일부 관람객은 크게 올라버린 영화 관람 가격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대학생 김모씨(21)는 "일반 2D관임에도 불구하고 예전에 비해 가격이 비싸져서 예매할 때 놀랐다"고 말했다.
'보복 소비'를 위해 영화관을 찾는 사람이 갑자기 늘면서 티켓 발급, 간식 주문 등에 대기 시간이 길어진 것에 대해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박모씨는 "취식이 가능해진 이후로는 영화관 업계에서 경쟁하듯이 신메뉴를 찍어내는 통에 일손은 없고 주문은 밀리는 처지"라고 귀띔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등으로 그동안 억눌려 있던 소비가 터져 나오면서 영화관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반적으로 물가가 오름에 따라 영화 티켓 가격도 올랐는데 서비스도 이에 맞춰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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