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여야 가릴 것 없이 악수를 나눴다. 여야의 협치를 강조한 행보로 풀이된다. 시정연설 진행 도중에는 총 18번의 박수가 나왔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과거와 같은 항의성 피켓이나 구호를 자제하면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윤 대통령은 16일 오전 9시35분께 추경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협치를 강조하기 위한 듯 회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를 매 눈길을 끌었다. 파란색은 민주당의 상징색이다.
윤 대통령은 이춘석 국회 사무총장과 인사한 뒤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정당 지도부와의 사전 환담 장소로 이동했다. 사전 환담에서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을 부탁하고, 향후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국회와의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사전 환담을 마친 윤 대통령은 오전 10시2분께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민주당 의석으로 향했다. 윤 대통령이 민주당 의원들과 직접 악수를 할 때는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환호성을 보내기도 했다. 박수를 치며 윤 대통령을 맞이하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달리 민주당 의원들은 대부분 박수를 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연단에 오르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후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과 정의당 의석을 바라보며 두 차례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박 의장을 등지고 마이크 앞에 서려 하자, 박 의장은 "대통령님, 의장께도 인사를"이라고 말하자 윤 대통령이 곧장 뒤돌아 인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의원들 사이에서는 큰 웃음이 터져나왔다.
오전 10시18분께 시정연설이 끝나자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는 긴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았다. 시정연설을 마친 윤 대통령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안내를 받으며 출입구 쪽으로 도열한 국민의힘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퇴장하려다 갑자기 민주당 의석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윤 대통령은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과도 악수를 나눴다.
본회의장에서 나온 윤 대통령은 평상시 용산 집무실로 출근할 때와 비슷하게 도어스테핑(door stepping)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여야 의원들과 모두 악수를 한 것과 관련해 "정부와 의회 관계에서 여야가 따로 있겠느냐"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