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르포]인천국제공항, 붐비는 출국장 한산한 입국장..비싼 PCR 검사 탓?

“빗장 풀린 하늘길” 해외 여행객들 발길 이어져
외국인 유입객 수는 여전히 낮아


[파이낸셜뉴스] “서유럽 전체를 둘러볼 거예요. 20대부터 가고 싶었거든요.”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만난 박모씨(30)는 설레는 표정이 역력했다. 여행을 앞두고 사표까지 낸 박씨는 “10년간 꿈꿔온 여행”이라며 “3월 중순부터 확진자 감소세가 두드러져 포스트 코로나가 본격화돼 여행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르포]인천국제공항, 붐비는 출국장 한산한 입국장..비싼 PCR 검사 탓?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발권 창구에서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를 타려는 여행객들이 줄 서 있다. /사진=홍요은 수습기자

■위드 코로나에 4월 공항이용자 260% 증가
지난 2년간 움츠렸던 해외 여행객들이 하나둘씩 공항을 찾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해외 입국자 격리 면제 등 규제가 완화되면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항공 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의 지난달 공항 이용객은 64만 975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1.3% 증가했다. 항공업계도 호황이다. 해외 국가들의 입국 제한 완화로 대한항공의 1분기 여객 노선 매출은 3598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업계는 관광객 맞이에 한창이다. 하나투어의 지난달 해외여행 예약자 수는 1만 2976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약 600%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참좋은여행의 해외여행객 수는 2만 3842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이었던 2019년 4월 여행객의 3분의 1수준까지 올라왔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하루에도 20통 넘게 신혼여행 문의가 온다”며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면서 여행업계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르포]인천국제공항, 붐비는 출국장 한산한 입국장..비싼 PCR 검사 탓?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입국장. /사진=김동찬 수습기자

탑승 수속을 위한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선 출국장에 비해 지하 1층 입국장은 상대적으로 썰렁했다. 입국장 앞에 놓인 의자는 대부분 텅 비어있었다.

■한국 찾는 관광객은 아직 더딘 상황
해외로 나가는 한국 관광객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 회복은 그에 비해 더디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해외 관광객의 수는 14만5503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6.6% 증가했으나, 방한 관광객의 수는 9만6768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이 시작되기 전인 2019년 3월 153만5641명과 비교해 93.7% 가량 낮은 수준이다.

국가 간 방역 지침이 달라 한국 관광객 증가가 더디다는 분석이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한국 여행객 중에서 중국인과 일본인 여행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높은데 중국은 완전히 봉쇄돼 여행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일본인들도 아직 코로나에 대한 위험 인식이 높아 회복세가 더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PCR 검사가 번거롭다는 것도 한국 여행의 걸림돌이다. 한국 입국 시 PCR 검사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데 20만 원이 넘는 검사 비용을 개인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행업계는 여행산업 회복을 위해 PCR뿐 아니라 신속항원검사 등을 추가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만난 미노미(22)씨는 “한국은 비교적 저렴한 물가가 매력적인데, 비싼 PCR 검사를 해야만 들어갈 수 있게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며 “한국 여행을 계획했던 친구들도 엄격한 음성 확인 요구하지 않는 나라로 눈길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PCR은 번거롭고 비용도 들기 때문에 관광을 꺼리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라면서 “ 해외와 같은 수준으로 풀어줘야 한다고 본다. 결국은 완전히 모든 코로나 검사가 없어지는 쪽으로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요은 김동찬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