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호주 총선에서 승리한 노동당의 앤터니 알바니즈 대표가 22일 새벽 시드니에서 열힌 노동당 선거 승리 행사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21일 자정 무렵 선거 패배를 시인했다. AP뉴시스
호주 총선에서 야당인 노동당이 승리했다. 보수당 정권이 15년만에 물러나고 중도좌파 연립 정부가 들어설 전망이다.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 AP 통신 등에 따르면 노동당 총리 후보 앤터니 알바니즈는 21일 자정 무렵 선거 승리를 선언했다.
노동당은 호주 동부와 서호주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집권 자유당을 제치고 근소한 차이로 선거에서 승리했다.
다만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아 13자리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노동당이 녹색당, 무소속 의원들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 연립 정부 구성은 어려운 상태다.
알바니즈 노동당 총재는 이날 시드니의 캔터베리-헐스톤 공원에 몰려든 지지자들에게 "오늘 밤 호주인들은 변화에 투표했다"면서 선거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그러나 곧바로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알바니즈는 "우리 노동당 팀은 호주인들을 하나로 묶기 위해 매일 매일 일하겠다"면서 "아울러 용감하고, 열심히 일하며, 호주인들을 돌보는 호주인들의 정부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스콧 모리슨 총리도 곧바로 선거 패배를 인정했다.
AP는 모리슨 총리가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각체제인 쿼드 정상회의에 호주 총리가 참석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정부 구성을 위해 패배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알바니즈는 자신이 호주 주류인 앵글로 켈트계가 아닌 이름을 가진 유일한 후보라면서 호주 정부가 들어선 121년 역사에서도 유일하다고 강조해왔다.
시드니 교외 캠퍼다운에서 불우한 시절을 보낸 그는 연설에서 이번 선거 승리가 "우리 위대한 나라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 준다"면서 "장애 수당을 받고 정부 임대주택에 사는 싱글맘이 키운 외아들이 오늘 밤 여러분 앞에 호주 총리로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동당은 2007년 이후 15년만에 다시 집권하게 됐다.
노동당은 호주가 2001년 이후 가장 가파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치솟는 집 값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사회안전망 강화와 금융지원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아울러 최저임금 인상도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외교정책에서는 중국의 남태평양 확장을 견제하려는 모리슨 현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호주 코 앞인 솔로몬제도에 진출하려는 중국에 맞서 주변 남태평양 인접국들 군사교육을 담당할 태평양 방위학교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 노력에도 박차를 가해 이전보다 더 강화된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노동장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43% 줄이고, 2050년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시간표를 짰다.
한편 22일 새벽 5시34분 현재 노동당은 하원 151석 가운데 71석을 확보했다. 노동당과 연정을 꾸릴 녹색당은 3석을 얻었다.
집권 자유국민연합(LNP)은 52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무소속이 10명, 기타 2명이다.
집계가 66.33% 이뤄진 상태로 집계에 따라 13석 승자가 확정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