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5월1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노폭에 정박한 콘테이너선.AP뉴시스
출범 16개월이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중국 수입 제품에 부과하고 있는 3600억달러(약 455조원) 규모의 관세 조정 문제를 놓고 분열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급격한 미국내 물가상승에 관세를 일부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소비자와 기업을 위해 관세 조정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톰 빌색 미 농부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 보좌관,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백악관 일부 관리들과 노동단체들은 관세를 유지할 것을 고수하고 있다.
백악관내 관세 완화나 철폐를 주장하는 관리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자주 비판해온 것을 볼 때 고칠때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일부에서는 중국에 양보하는 약한 인상을 줄까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지자들은 관세 부과가 어디까지나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대응이라며 아직도 중국이 시정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들어 계속해서 부과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노동단체와 일부 경영인들, 민주당내 진보 성향 의원들은 미국의 물가상승이 중국산 수입 제품에 부과되는 관세 때문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이들과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공화당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했다고 민주당 대통령이 폐지함으로써 중국 공산당에 공짜 선물을 안겨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내 일부 관리들은 관세를 폐지나 축소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소속된 민주당 후보들이 정치적 공격에 시달리는 것을 우려해 고민이 커지고 있다.
NYT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가을에 대중국 무역 전략을 마련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발표하도록 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블링컨의 코로나19 확진 등으로 미뤄져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여기에는 중국 수입 제품 관세 문제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뚜렷한 무역 정책 부재에 미 기업들은 중국에 투자를 할지 결정을 하지 못하면서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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