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한·일 순방따른 무력시위 성격 해석
KF-16 등 전투기 여러 대 출격해 전술조치
군 중·러 연합 공중훈련의 일환으로 평가...
[파이낸셜뉴스]
지난 2019년 7월23일 한국 영공을 침범하거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한 러시아-중국 군용기들. 러시아 TU-95 폭격기(위에서부터 시계방향)와 중국 H-6 폭격기, 러시아 A-50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사진=뉴스1
24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56분께부터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4대가 독도 인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순차적으로 진입했다가 이탈했다.
이날 합참에 따르면 먼저 중국 군용기(H-6 폭격기) 2대가 이어도 서북방 126㎞ 거리 상공에서 카디즈에 진입한 뒤 동해 상공으로 이동해 오전 9시33분쯤 카디즈 북쪽으로 이탈했다.
이들 중국 군용기는 이후 동해 북쪽 지역에서 러시아 군용기 4대(TU-95 폭격기 2대 및 전투기 2대)와 합류해 오전 9시58분쯤 동해 북쪽 카디즈로 재진입했고, 오전 10시15분쯤 독도 동쪽으로 다시 카디즈를 이탈했다.
그러다 오후 3시40분쯤 이어도 동남쪽 267㎞ 거리 카디즈 외곽에서 이들 중국 군용기 4대와 러시아 군용기 2대가 재포착됐다.
이들 군용기 6대는 카디즈 외곽을 따라 북상한 뒤 오후 3시57분쯤 중국 군용기 4대는 러시아 군용기와 경로를 달리해 이탈했고, 러시아 군용기 2대는 카디즈 외곽으로 계속 북상했다.
합참은 이 과정에서영공 침범은 없었다고 설명하고 이어 "우리 군이 "카디즈 진입 이전부터 공군 전투기를 투입하여 우발상황을 대비한 전술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우리 공군은 중·러 군용기 카디즈 진입에 대한 대응 조치로 F-15K, KF-16 등 공군 전투기 여러 대가 출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1일 오전 공군 항공통제기 E-737 '피스아이'(왼쪽 맨 앞)가 F-15K, KF-16 전투기의 엄호를 받으며 서해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중국은 우리측이 진입에 대해 경고하자 '핫라인'을 통해 통상적 훈련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별다른 통보를 하지 않았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군 당국은 중·러 연합 공중훈련의 일환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으로, 개별국가의 영토와 영해의 상공으로 구성되는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 안에 진입하는 군용 항공기는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고 진입 시 위치 등을 통보하는 것이 국제적 관행이다. 러시아 측은 다른 나라의 KADIZ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관련 전문가 일각에선 이번 중·러의 카디즈에 진입은 중국 입장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도쿄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 등이 참여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전날 출범하면서 한미일이 '대중 포위전선'을 형성하고 있다고 판단해 의도적인 위력 시위로 공세적 훈련을 감행 카디즈를 침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
동시에 러시아 역시 중국 훈련에 따른 미군과 자위대 대응 동향 등을 살피고자 해당 지역에 출격했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국·러시아 군용기가 카디즈에 동시 진입한 것은 작년 11월 이후 6개월 만이다.
당시엔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7대 등 9대가 카디즈에 진입했다. 2020년 12월엔 중국 군용기 4대와 러시아 군용기 15대 등 19대가 카디즈에 진입 후 돌아갔다.
한편, 앞서 중국의 랴오닝함 항모전단이 이달 초부터 대만 동쪽과 일본 남쪽 서태평양 해역에서 20여일간 최장기간 머물며 전투기와 헬기 등 300여회의 출격 훈련을 벌인 바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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