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술연구원 윤하나 박사팀 공동개발
고속충전 4000번 반복해도 성능 유지
빠른 충전, 저렴한 재료, 폭발 위험없어
에너지기술연구원의 이영아 연구원이 알루미늄 이온 배터리 파우치 셀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1분만에 완전충전할 수 있는 알루미늄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 알루미늄 배터리는 현재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단점인 장시간 충전시간과 비싼 가격, 독성과 폭발 위험성을 해소할 수 있다. 아직 배터리 용량이나 충방전 횟수가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부족하지만 향후 추가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저장연구실 윤하나 박사는 25일 "그래핀과 탄소나노튜브 복합 전극을 이용한 초저가, 초고속 충전, 장기간 사용이 가능한 고성능 알루미늄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알루미늄 이온 배터리 셀을 성능 평가한 결과, 기존 열분해 흑연보다 60% 향상된 용량을 나타냈다. 또한 전체 이온 확산도가 약 2.5배 증가해 1분 이내의 초고속 충전이 가능했다. 뿐만아니라 1분 30초의 초고속 충전을 4000회 이상 수행해도 약 98%의 용량을 유지했다.
윤하나 박사는 "이 알루미늄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전기저장 용량이 절반 정도에 불과하지만 충전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배터리는 출력 밀도가 거의 슈퍼 커패시터만큼 굉장히 빠른 충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연 에너지저장연구실 윤하나 책임연구원, 이영아 학생연구원, 계산과학연구실 임강훈 선임연구원, 이찬우 책임연구원, 목포대학교 화학과 유충열 교수(아래줄 가운데부터 시계방향)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알루미늄은 독성과 폭발 위험성이 없고 재활용 가능하며 지구상에서 3번째로 많은 원소로 가격이 저렴해 수급이 용이하다. 알루미늄을 이용한 배터리는 알루미늄 이온을 사용해 에너지를 저장하는 최신 기술로 상용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알루미늄 이온 배터리의 메커니즘을 확인하기 위해 단결정 그래핀 전극의 층 수를 다양하게 변화시킨 온칩-전기화학 셀을 만들었다. 이를 이용해 몇 층의 그래핀에서 테트라클로로알루미늄산염 이온의 인터칼레이션 반응이 일어나는지 정확한 단계 수를 분석했다. 인터칼레이션은 층상구조가 있는 물질의 층간에 원자와 이온이 삽입되는 현상으로 전지 작동의 핵심원리를 말한다.
2층, 3층 그래핀의 온칩-전기화학 셀에서는 테트라클로로알루미늄산염 이온의 인터컬레이션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다. 반면에 4층 그래핀 전극 소재부터 인터칼레이션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기존 열분해 흑연보다 테트라클로로알루미늄산염 이온의 인터칼레이션을 용이하게 하는 그래핀·탄소나노튜브 복합체 양극을 만들었다.
그래핀·탄소나노튜브 복합체 양극은 열분해 흑연에 비해 그래핀의 층간 간격을 이온의 층간삽입이 용이하게 벌려주는 동시에 지나치게 벌어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박리화 현상을 막아 구조적으로 안정적으로 만들었다.
이번 연구를 함께 한 목포대 유충열 교수는 "추가적인 소재 엔지니어링을 통해 배터리 성능의 획기적인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목포대 유충열 교수팀, 미국 UC 버클리대학, 하버드대학과 공동연구를 통해 미국화학회에서 발행하는 나노과학기술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발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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