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고금리 계약상품 줄줄이 역마진… 보험사 웃돈 주고 재매입하나

힘 실리는 보험계약재매입제도
예정이율 7.5% 보험 리스크 상당
당기순이익 3조5000억인데
이차역마진 2조2000억 달해
“프리미엄 지급 통해 해지 유도
더 큰 역마진 사태 막아야” 주장

고금리 계약상품 줄줄이 역마진… 보험사 웃돈 주고 재매입하나
보험사들이 겪는 이차역마진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보험계약재매입'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990년대 10~13% 시중금리가 적용될 당시 금융당국이 정한 예정이율 7.5%로 판매된 보험상품에서 대규모 역마진이 발생되고 있어서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정무위원회)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한 '보험산업 리스크 관리&신사업 활로는' 긴급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이 발표됐다.

윤 의원은 잠재적인 보험산업의 리스크를 진단하고 신사업 활로를 모색함으로써 사회안전망으로서의 보험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입법 전략을 구상하고자 세미나를 마련했다.

그는 "최근 일부 보험사들의 지급여력(RBC) 비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새 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대내외의 금융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어 보험산업이 직면한 위기 요인들을 발굴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고금리 상품 웃돈 주고 재매입해야

특히 보험사들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보험계약재매입제도를 도입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생보업계의 지난해 9월 기준 당기순이익은 약 3조5000억이지만 이차역마진은 약 2조2000억원 규모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광운 군산대 법학과 교수가 제시한 '보험계약재매입제도'는 고금리 보험계약에 대한 계약 해지시 기존 해지환급금에 프리미엄을 더해 지급함으로써 보험 부채를 청산하는 것을 말한다.

지 교수는 "계약재매입을 통해 소비자는 불가피하게 계약을 해약시 기초서류에서 정한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수령할 수 있다"며 "일부에서는 계약해지가 부각된다는 부정적 시각이 존재하지만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의 경우 계약해지나 높은 고금리 약관대출을 받기 보다 계약재매입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벨기에의 경우 보험사가 계약재매입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보험중개인을 통해 계약재매입과 관련한 전문적인 상담을 받고, 보험계약자가 이를 신중하게 판단한 후 계약체결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약할 경우 소비자는 25~30%의 프리미엄 금액을 더 받게 된다.

■ "소비자 입장에선 신중해야"

하지만 보험사들이 소비자의 보험을 무분별하게 해지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시중금리가 10% 이상이었을 때는 저축성보험 금리를 7.5%로 낮게 팔았던 상품인데 이제 저금리 시대가 오니 리스크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해약을 시키겠다는 것"이라며 "해약금에 프리미엄 10~20%를 더 주겠다고 하는데 그만큼 보험사가 이득이 되니까 더 주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현재 7.5%의 고금리 상품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해약하면 손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동엽 금융위 보험과장은 "RBC가 하락한 보험사들과 경영 현황, 재무 상황 등에 대해 면밀히 협의하고 있고 보험사의 건전성을 확보하면서 현행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보험산업의 활력 제고를 위해 토론회에서 제시된 제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