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 사람 죽자 살아갈 의미 없다 생각해 자수"
전자발찌 찬 채 가출소했다가 40대 여성 살해 혐의
범행 후 발찌 끊고 도주하다 50대 여성도 살해해
지난해 9월 7일 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이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57)이 재판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이종채 부장판사)는 26일 오전 강도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윤성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을 열었다.
강씨는 강도살인·살인·사기·전기통신사업법 위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전자발찌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공무집행 방해 등 7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날 강씨는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없다"면서도 "순간적으로 일어났던 것이지, 어떠한 계획이나 그런 것은 없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강씨는 울먹거리며 "제가 사랑했던 사람, 좋아했던 사람이 사망한 이상 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경찰서로 가 자수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수사관이 저한테 '왜 불리하게 과하게 진술하냐'고 했다"며 "진술하면 피해자한테 용서받는 길이라고 생각해서 있지도 않은 사실까지 다 자백을 했다"고 덧붙였다.
또 강씨는 "다른 생각이 있었다면 피해자들의 금품을 다른 방법을 통해 강취했을 것이고 자수도 안 하고 도망 다녔을 것"이라며 계획된 범행은 아니라고 호소했다.
강씨는 지난해 5월 전자발찌 5년 부착 명령을 받고 가출소한 뒤 같은 해 8월 자택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유흥비로 재산을 탕진했던 강씨는 피해자에게 사업자금이 필요하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고 이를 거절당하자 살해했다.
그는 피해자 소유의 신용카드와 휴대폰을 훔친 뒤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다음날 강씨는 앞서 약 2290만원을 강씨에게 차용해준 50대 여성을 만났고 돈을 갚으라는 요구에 그 또한 살해했다.
강윤성은 1차 공판에서는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았으나 2차 공판기일에서 "공소장에 과장된 내용이 많다"며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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