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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와 월급 차이 줄고, 복무기간 그대로"...ROTC 지원자 '뚝'

올해 경쟁률 2.4 대 1...7년만에 반토막
병사 복무기간은 주는데...60년째 복무기간 '그대로'
'병사 월급 200만원' 앞두고 월급 역전 가능성에...매력 사라져

"병사와 월급 차이 줄고, 복무기간 그대로"...ROTC 지원자 '뚝'
지난달 3일 오전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2022년 학군장교 임관식이 진행되고 있다.(육군 제공) 2022.3.3/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2015년 65명 → 2022년 24명
육군 '1호' 학군단인 서울대 ROTC 지원자 수가 창단 이래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장교 우대 전형 등으로 과거 취업시장의 '스펙'이었던 ROTC의 인기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국방부에 따르면 3월 2일 시작돼 지난 6일 마감한 올해 육군 ROTC 지원 경쟁률은 2.4 대 1로 2015년(4.5 대 1) 대비 7년 만에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원래 4월 9일까지였던 모집 기간을 1개월 연장했는데도 지원자는 크게 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긴 복무 기간과 최근 병사와 장교의 월급 역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군 복무를 하며 목돈을 모을 수 있다는 ROTC의 매력이 사라졌음이 중요한 지원자 급감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병사와 월급 차이 줄고, 복무기간 그대로"...ROTC 지원자 '뚝'
ROTC후보생 하계입영훈련.(육군학군교 제공)© 뉴스1 /사진=뉴스1
흔들리는 '초급장교 양성의 요람'
전체 초급장교 임관 인원 중 ROTC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이른다. 매해 4000명 정도를 모집한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동아대학교 ROTC 출신 남영신 대장이 육군참모총장에 올랐고, 해마다 많은 간부가 '별'을 달고 있다. ROTC 중앙회는 회원수가 20만명에 이르고, 사회 각계에 진출해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하지만 최근 국방부는 ROTC 모집에 '빨간불'이 켜졌다. 28일 육군학생군사학교 등에 따르면 올해 전국 육군 ROTC 지원자 수는 7600명으로, 9400여 명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1800명가량(19%) 감소했다. 역대 최저를 기록했던 2020년 7400여명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수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대학별 ROTC 모집 여건이 원활하지 않은 점을 고려했을 때 올해 지원자 수는 사실상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도별 ROTC 지원자 수는 2018년 1만2600여명이었다가 2019년 1만1500여 명, 2020년 7400여 명, 2021년 9400여명 등이었다. 올해 지원자 수는 4년 전과 비교해 약 40% 줄은 셈이다.

"병사와 월급 차이 줄고, 복무기간 그대로"...ROTC 지원자 '뚝'
전역 간부을 위한 취업,창업 박람회가 21일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에서 개최됐다. 국방부와 KB금융그룹이 공동 주최한 이번 박람회에 80여개 우수기업과 40여개 창업지원 업체 등이 참여했다. /사진=박범준기자
문제의 원인은?...① 복무기간 ② 병사 월급 인상 ③ 기업의 수시 채용 증가
ROTC가 점차 인기가 시들어지는 상황을 두고 병사 복무기간이 단축되면서 월급도 인상되는 것에 반해 ROTC의 처우가 비교적 개선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나온다. ROTC의 또 다른 매력인 특채 전형도 최근 취업난이 심해지고 기업 수시 채용이 늘어나면서 우대가 줄어드는 상태다.

ROTC는 졸업 뒤 장교 임관 시 복무 기간이 28개월로 병사(육군 기준 18개월)보다 10개월 길다. 1968년 당시 복무 기간은 ROTC(28개월)가 병사(36개월)에 비해 8개월 짧았지만, 54년이 흐르며 병사 복무 기간이 반으로 줄어드는 동안에도 ROTC 복무 기간은 변화가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ROTC 복무기간을 24개월로 감축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 또한 ROTC 지원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발표대로 병사 월급이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올라 200만원이 될 경우 현행 소위 월급 인상률(연간 2% 안팎)을 감안하면 역전 가능성도 있다. 올해 소위 1호봉 기준 장교 월급은 176만원가량이다.

"병사와 월급 차이 줄고, 복무기간 그대로"...ROTC 지원자 '뚝'
학군장교(ROTC) 통합임관식이 26일 괴산 육군학생군사학교 열렸다.(학군교 제공)© 뉴스1 /사진=뉴스1
정부 "단기 복무 장려금 1인당 2500만원씩 인상"
윤석열 정부는 ROTC 지원자 급감 문제 해결을 위해 장교·부사관에 대한 단기 복무 장려금을 1인당 2500만원씩 대폭 인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장려금은 단기복무(장교 3년, 부사관 4년) 지원을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로, 임관 후 1~2개월 안에 일시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 장교는 600만원, 부사관은 500만원을 각각 받고 있는데 이를 1인당 3000만원 수준까지 올려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새 정부 국정과제에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이 포함된 가운데, 병 봉급 인상에 따른 초급간부 지원율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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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지난 3월 서울 성북구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열린 ‘2020년 성신여대 학군단 장교 임관식’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수지 육군 소위에게 상장을 수여한 후 메달을 걸어주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0.3.2/뉴스1 /사진=뉴스1
ROTC란?
1961년 6월 1일 서울대와 고려대, 성균관대 등 전국 16개 종합대학에서 ROTC가 창설됐다. 1963년 임관한 ROTC 제1기는 2642명이었다. 이후 6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현재는 전국 117개 대학에 육해공군 및 해병대 ROTC가 있다. 2010년부턴 숙명여대를 시작으로 여자대학에도 학군단이 꾸려졌다.

그동안 ROTC를 통해 배출된 현역 및 예비역 장교는 올해 임관한 3561명까지 무려 22만여명에 이른다.
2020년 9월 취임한 남영신 육군참모총장(23기)은 ROTC 출신 최초의 육군참모총장이다. 또 현역 장성의 약 8%가 ROTC 출신이다. ROTC 출신의 영관급(소령·중령·대령) 장교도 현재 4500여명에 이른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