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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아사히 "한국 수출규제, 자립도만 높였다...역효과 났다"

日 수출 규제 가한 3개 품목 중
불화수소...수입액 66% 감소
포토레지스트...대일 의존도 '절반'
플루오린 플리이미드...'제로'
아사히 "수출 규제 품목 생산하는 日기업의 韓 진출 늘어나...경제 안보 리스크"

日아사히 "한국 수출규제, 자립도만 높였다...역효과 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대한민국 소재.부품.장비 산업현장인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내 분석측정센터를 방문해 불화소수 협력 공정 연구원과 함께 전자현미경 앞에 앉아 직접 작동을 해보고 있다. 이날 현장 방문은 1년간 소재·부품·장비 안정화를 위해 노력한 기업, 국민들과 일본 수출규제 대응 경험과 성과를 공유하고, 소부장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이뤄졌다. (청와대 제공) 2020.7.9/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아베 신조 전 총리 당시 결정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성공하지 못했다는 일본 언론의 지적이 나왔다. 이 언론은 경제 제재와 수출 규제를 결정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30일 일본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시적인 적대감에 사로잡힌 제재는 역효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하며 한국에 대한 규제를 사례로 제시했다.

신문은 한국 대법원이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이후 2018~2019년 한일 관계가 악화됐으며, 당시 아베 정부가 한국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결정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아베 정부는 당시 자국 기업이 감광액(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3개 품목을 한국에 수출할 때마다 정부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한국을 수출심사우대국(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고 이 조치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출 규제의 결과는 일본 정부의 예상과 달랐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가 2월말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제조업에 꼭 필요한 소재 등 100개 품목의 일본의존도는 2019년 30.9%에서 2021년 24.9%로 줄었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다.

또 일본이 수출 규제를 가한 3개 품목 중 불화수소의 경우 수입액이 2019년 3630만 달러에서 2021년 1250만 달러로 66% 감소했다. 포토레지스트 대일 의존도는 절반으로 줄었고, 풀루오린 플리이미드는 제로(0)였다.

이를 두고 아사히 신문은 표면적으로는 한국 정부 주도하에 "탈일본"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사히 신문은 "(한국이) 제3국을 경유해서 일본 기업으로부터 많은 뒷문 수입(을 하고) 있다"며 "이는 고품질에 저렴한 일본 소재를 찾는 한국기업과 한국 시장을 잃으면 손해를 보는 일본 기업이 합의한 힘든 조치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 신문 이어 한국 재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수출 규제 3개 품목을 생산하는 일본 기업들이 한국에서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동안 선진 기술 유출을 경계해서 현지 생산을 하지 않았지만, 규제 강화로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강화는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에 새로운 경제적 안보리스크를 낳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은 평가했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일본 기업(이 한국으로 진출하는 것을) 부추겼다"면서 "수출 규제는 오히려 경제 안보에 반하는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