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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오사카도 "한국행 관광비자 신청하러 오픈런"

韓영사관 앞 대기행렬 1천명 육박
한-일 무비자 왕래 기대감도 커져

도쿄·오사카도 "한국행 관광비자 신청하러 오픈런"
1일 오후 일본 도쿄 미나토구 주일 대한민국 총영사관 앞이 한국 관광비자 신청에 나선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사진=조은효 특파원
【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하루라도 빨리 전처럼 비자없이 양국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1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 주일 대한민국 총영사관 앞은 이날부터 재개된 한국 관광비자 신청에 나선 일본인들로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심지어 전날 밤 8~9시부터 총영사관 앞에서 밤을 새운 '철야조'까지 등장했다. 영사관 건물 앞으로 1열당 2~3명씩 약 500m가량 줄이 늘어서면서 육안으로 대략 1000명 가까운 인원이 몰려들었다.

도쿄 총영사관 측은 비상 대응에 나섰다. 정식 업무 개시 전 오전 9시30분께 당일 신청분(관광비자 약 200명, 일반비자 150명)에 대한 번호표 발급이 종료되면서 오후 1시께 '금일 관광비자 접수가 종료됐다'는 안내 문구가 영사관 입구에 내걸렸으나 뙤약볕 아래 길게 늘어선 비자 신청 인파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몇몇 일본 여성들은 "이대로 내일까지 있겠다"고 버텼다. 도쿄뿐만 아니라 오사카, 나고야 등도 상황은 엇비슷했다. 도쿄 총영사관 관계자는 "평소보다 2~3배 이상 비자 신청을 받은 것"이라며 "아마 영사관 직원들이 밤새 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영사관 앞에서 만난 일본인 A씨(20대·여·도쿄)는 "한국 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콘서트가 있어서 6월 말에는 서울에 가야 한다"고 했다. A씨 바로 뒤에 줄을 선 또 다른 일본 여성 B씨(20대·도쿄) 역시 당일 비자 신청이 끝난 상황에서도 "내일 신청분 번호표라도 받고 싶어 3시간 넘게 서 있었다"고 했다. 이 여성은 "서울에서 댄스 레슨을 받기 위해 7월엔 한국에 가고 싶다"고 했다. 도쿄 인근 지바현에서 왔다는 C씨는 "BTS를 너무 좋아해서 서울에 가면 BTS사무실에도 가보고 싶고 한강에도 가보고 싶다. 내일 아침엔 오늘보다 더 빨리 와서 비자 신청을 마치고 싶다"고 했다. 한국 아이돌 그룹 "DKZ를 좋아해서 인생 첫 해외여행지로 서울을 택했다"는 D씨는 기자에게 "일본에도 DKZ의 팬이 있다는 것을 꼭 알려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 비자 접수는 일본 야후재팬, 트위터 등에도 단연 화제였다. '한국 총영사관'은 트위터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랭크됐으며, 총영사관 인파 상황을 실시간 중계하는 트윗이 계속 이어졌다.

"비자 신청을 위한 철야조 등장", "대단한 행렬이다" "오전 6시에 도착했지만 번호표가 100번이었다"는 글 등이다.
현장에서 만난 일본인들은 물론이고, 일본 온라인상에선 이구동성으로 "코로나 이전처럼, 비자없이 양국을 오갔으면 좋겠다" "무비자로 돌아가 달라"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90일 이내 무비자 입국 중단과 함께 관광비자 발급을 중지했으며, 한국 정부 역시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일본인의 무비자 입국 및 관광비자 발급을 중지했다. 일본 정부가 이달부터 단체 관광에 한해 비자 발급을 재개한 가운데 한국 정부가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개인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을 실시했다.

ehcho@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