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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못 살린 정의당 ‘벼랑끝 위기’ 

‘대선 시즌2’ 양당 구도에 존재감 미미
환골탈태 수준 당 쇄신 들어가나

존재감 못 살린 정의당 ‘벼랑끝 위기’ 
배진교 정의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이은주 원내대표, 박인숙(왼쪽) 인천 계양구청장 후보가 6.1 지방선거 투표가 끝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정의당 중앙당 임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발표를 기다리며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정의당이 대선에 이어 6·1 지방선거에서도 존재감을 살리지 못하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 대변과 정의로운 사회 건설을 모토로 그동안 존재감을 발휘했지만, 유권자의 전폭적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당 정체성과 진로를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1일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정의당은 이번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단 한 명의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저조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당초 정의당은 △광역단체장 7명 △기초단체장 9명 △광역의원 11명 △기초의원 164명 등 191명 후보를 내고 지난 지선(37명) 이상의 당선자 배출을 목표로 했다.

특히 여영국 대표(경남도지사), 이정미 전 대표(인천시장), 권수정(서울시장), 황순식(경기도지사), 한민전(대구시장), 김영진(부산시장) 후보 간판급 인사들을 전략지역에 후보로 내세웠지만 제3 정당으로서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기초의원 중대선거구 시범 실시지역으로 선정된 30곳 중 10곳에 후보를 내고, 민주노총 및 진보4당(정의당·노동당·녹색당·진보당)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세력 확산을 꾀했지만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지난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 참패로 괴리된 민심만 확인하면서 향후 당 정체성 궤도를 수정해야 할 위기에 직면했다.

그동안 기존 정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면서 중도 진보층에 어필했지만 국민 삶의 질 향상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소수 정당으로서 한계만 노출시켰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게다가 당 내 성 비위 문제 등으로 진보 정당으로서 변별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도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정의당이 당 수술 차원의 대대적 쇄신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배진교 상임선대위원장은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예상한대로 대선 연장전으로 치러진 선거였다.
그런 만큼 양당 대결 정치가 강화된 결과"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배 위원장은 "국민께서 정의당에 가진 기대를 당이 부응하지 못한 게 지난 대선과 이번 지선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한다"면서 "향후 진보정당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대로 성찰해야 할 시간이 왔다. 평가를 근거로 해서 국민께 다가가는 진보 정당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