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활성화 백신(사백신) 제조 원천 기술의 국내 도입 후 본격 생산 돌입
한국 내 원액 제조 및 완제 생산 후 전 세계 대상 판매 계획
[파이낸셜뉴스] 에스엔피제네틱스와 지더블유바이텍은 파마바이오테크글로벌(이하 ‘PBTG’), 재단법인 백신글로벌산업화기반구축사업단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와 함께 코로나 백신의 제조 위∙수탁을 위한 4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에 생산될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사의 mRNA 방식과는 다른 불활성화(사백신) 방식의 코로나 백신이다. 불활성화 백신 방식은 사멸시킨 바이러스를 체내에 주입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원리로 바이러스를 분리ㆍ배양 후 그 구조와 면역 원성(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능력)은 유지하면서 활성화는 못하도록 바이러스를 죽여야(정제)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오늘날 인플루엔자, 소아마비(IPV), 광견병, A형 간염, 백일해 등에 이 백신이 사용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백신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전통적이고 안정성이 입증된 백신 제조 방식이다.
이번 백신은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백신 기술을 보유한 러시아‘추마코프연구소’의 기술 도입으로 제조된다. 추마코프연구소는 1957년 설립돼 러시아 정부 과학아카데미(Russian Academy of Sciences)에서 면역·생물학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과학연구소로 러시아 최초, 유일의 소아마비 생백신 제조에 성공해 WHO와 유니세프에 유일하게 등록된 러시아 백신 연구소이다.
에스엔피제네틱스 관계자들은 지난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러시아의 추마코프연구소를 직접 방문해 백신 기술이전 및 코로나 백신 한국 생산에 대한 협의를 마치고 돌아와 이번 생산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에스엔피제네틱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경북 안동에 소재한 백신글로벌산업화기반구축사업단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에서 본격 백신 생산에 돌입한다. 6월 내로 1000 L 배양 시설을 설치해 1 batch (1000 L 배양 생산) 당 55만 도즈를 생산하게 된다. 앞으로 총 10 개 batch 분량의 원액과 완제품을 생산하는 조건의 계약이다.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는 국내 백신 산업 육성을 위한 백신대형생산 시설로 글로벌 GMP수준의 동물세포기반 임상용 백신 공정개발 및 위탁생산(CDMO)을 전문으로 하며 백신 생산을 위한 생물안전도 3등급(BSL-3)의 원료제조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추마코프 연구소 관계자들이 해당 시설을 방문해 이번 백신 제조를 위한 설비 실사를 이미 마친 상태이다.
또한 해당 센터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단독 선정한 '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이기도 하다. 중·저소득국의 백신 자급화를 위해 백신과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에 대한 교육 및 훈련을 제공하는 중심 기관으로 자리매김한다. 앞으로 한국 바이오 산업 성장을 주도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세계적 바이오 인력 양성 산실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불활성화 백신의 특성상 섭씨 2~8도의 일반냉장온도에서 유통, 보관이 가능해 유통과정에서의 변질 가능성도 상당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초저온 유통이 어려운 남미, 아프리카 등 제3국의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엔피제네틱스는 R&D 및 제품 개발에 주력하며 지더블유바이텍은 이번 백신 사업의 파트너 사인 파마바이오테크글로벌(PBTG)와 함께 전세계 판매ㆍ마케팅 권한을 갖고 한국 생산 후 해외 수출을 확대해갈 계획이며 이미 초도 생산 분에 대해서는 전량 수출을 예정하고 있다.
에스엔피제네틱스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새로운 방식의 백신 기술을 도입해 적용한 제품으로 국내에서 생산을 시작한다는 의미가 크다"며 "이번 협업을 통해 향후에도 다양한 백신 원천 기술을 도입하여 백신의 국산화 및 자급화 증대에 힘쓸 것"이라 말했다.
또한, CMO 사업추진을 위해 경기도 동탄에 비임상,임상 시료 제조를 위한 제1캠퍼스를 마련했고,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오송 생명과학 2단지에 약 4,000평대에 GMP 공장 및 설비의 제2캠퍼스를 구축해 향후 백신과 의약품 제조를 위한 자체적인 CMO 생산 역량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