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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갚아주는 ‘신용생명보험’ 나온다

메트라이프생명·KB생명 등
가계대출 증가세에 출시 준비
사망·질병 등 발생한 채무자
보험금으로 부채 상환해줘

가계대출의 증가세와 금리 상승세 속에서 국내 보험사들이 '신용생명보험'을 잇따라 출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신용생명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유일하지만 점차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신용생명보험은 채무를 부담한 사람이 사망, 상해·질병, 실업 등으로 채무를 변제하지 못할 경우 보험금으로 미상환 부채를 상환하는 상품이다.

이 같은 신용생명보험의 확대를 부추기는 원인은 가계부채의 꾸준히 증가세가 꼽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가계부채 규모는 지난 2019년 1600조원에서 2020년 1726조원, 2021년 1862조원으로 늘어났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트라이프생명, KB생명 등이 신용보험 출시를 위해 준비중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이달 내 IBK은행과 신용보험 출시를 준비중이다. 기존 신용보험 기능인 사망보장 이외에도 질병수술비를 추가한 '신용보험+건강보험' 형태다. 보험 기간 중에 질병에 걸리면 보험금을 지급해 준다. 신용보험 상품은 대출기간에 따라 최소 1년에서 30년까지 매월 보험료를 내게 된다. 또한 사망보장액에 따라서 4가지 유형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40세 남성 기준으로 1000만원 보장금액의 경우 30년납 월 1만4800원 가량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6년 신용보험인 '무배당 우리가족 대출클린신용보험'을 출시했지만 2017년 9월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판매저조가 이유였다.

메트라이프 관계자는 "최근에는 가계대출이 급증함에 따라 은행 쪽에서 신용보험 상품에 대한 니즈가 더 큰 것 같다"며 "대출기관의 경우 가계대출이 늘어나면 부실에 대한 위험을 헷지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KB생명도 신용보험을 검토중이다.

KB생명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신용보험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제도적인 뒷받침이나 규제를 풀어주면 블루오션 시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검토하고 있다"며 "가계대출 부실 우려를 막기 위해 일본처럼 제도적으로 중저신용자들이 의무적으로 신용보험을 가입한다면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KB생명은 신용보험을 출시하게 되면 같은 그룹사인 KB국민은행을 비롯 은행에서 판매하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 우리나라 감독당국은 신용보험을 구속성 위험이 높은 상품으로 간주해 은행창구 판매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두고 있다. 대출과 보험 가입 창구를 분리해야 하며 판매인력을 지점당 2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대출담당 직원이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고객이 고객이 신용생명보험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스스로 보험창구를 방문해서 가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은행 창구를 통한 신용보험은 일반차주에 국한해 월 보험료가 대출금의 1% 이내인 경우에만 판매할 수 있다.


한편, 미국, 캐나다, 일본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신용보험이 활성화돼 있다. 일본은 신계약금액 중 단체신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45.7%로 증가했다. 독일도 소비자신용대출을 받은 차주의 27.6% 정도가 신용생명보험에 가입돼 있고 캐나다는 모기지 신용생명보험 가입비율이 9%에 달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