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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한번 도는데 1538년 걸리는 소행성 발견

천문연구원, 해왕성 너머의 소행성 '2022 GV6' 발견
이 소행성 통해 태양계 초기 역사 파악에 도움될 듯

태양 한번 도는데 1538년 걸리는 소행성 발견
천문연구원 정안영민 박사의 주도로 태양을 한번 도는데 1500년이 넘게 걸리는 해왕성 너머의 소행성 '2022 GV6'을 발견했다. 천문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태양을 한번 도는데 1500년이 넘게 걸리는 해왕성 너머의 소행성 '2022 GV6'을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이 발견했다. 이외에도 연구진은 2019년부터 최근까지 태양계 가장 바깥에 있는 무리의 천체 26개를 발견했다. 이는 최근 3년간 천문학자들이 보고한 해왕성바깥천체(TNO) 86개 중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천문학자들은 태양계 초기 진화 당시 많은 천체들이 서로 충돌하거나 궤도를 바꾸는 이주 현상이 발생했다고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TNO의 상당수는 태양계가 형성될 때부터 화석처럼 변하지 않고 같은 궤도를 돌고 있다. 이를 통해 동일한 궤도를 돌고 있는 TNO의 궤도 분포를 연구한다면 태양계 초기 역사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천문연구원 우주탐사그룹장 문홍규 박사는 9일 "TNO에는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동물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천문학계의 관례"라며, "이번에 정안 박사가 발견한 천체의 이름을 국민공모를 통해 정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천문연구원 정안영민 박사 주도로 발견한 '2022 GV6'은 공전주기가 1538년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진은 TNO 중에서도 희귀한 '2022 GV6'의 극단적인 궤도는 인류가 본격 탐색에 착수한 태양계 최외곽 지역의 소천체 분포를 통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견을 주도한 천문연구원 정안영민 박사는 "2022 GV6와 같이 특이한 공전주기를 가진 천체들을 많이 발견해 태양계 역사의 비밀을 알아내고 싶다"며 "앞으로도 KMTNet으로 특이 천체 발견을 이어나갈 것"라고 말했다.

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발견은 천문연이 칠레, 호주, 남아공에서 운영 중인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중 칠레 관측소의 1.6m 망원경으로 이뤄냈다. 천문연 연구팀은 2019년부터 매년 4월경에 태양계 천체가 모여 있는 황도면을 집중 관측해, 최초 발견한 2019 GJ23을 비롯해 총 26개의 천체를 발견했다.

한 해 관측 결과로는 TNO의 대략적인 거리를 구할 수 있지만, 궤도를 알아낼 수 없어 여러 해에 걸친 관측이 필수적이다. 천문연은 KMTNet을 통해 17개의 천체를 최소 두 해 이상에 걸쳐 관측하는 데 성공했으며, 궤도 특성을 파악했다.

TNO는 너무 멀고 어둡기 때문에 대부분 대형망원경을 통해 발견한다.
다른 기관이 발견한 60개의 천체는 모두 KMTNet보다 구경이 큰 망원경으로 관측됐으며, 주로 4m급 내지 8m급 대형 망원경이 이용됐다. 이번 성과는 작은 체급에도 불구하고 자체 시설로 상대적으로 긴 시간을 투자해 이뤄낸 성과다.

천문연구원은 지금까지 발견한 26개의 천체를 소행성센터(Minor Planet Center)로부터 공인받았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