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이상 땐 6월말까지 신고
미신고 땐 최대 20% 과태료
[파이낸셜뉴스] #1. A씨 부부는 미국 은행에 잔액이 8억원인 계좌를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50%씩이다. A씨 부부는 5억원 이상 해외금융계좌를 신고해야 하는 제도가 있는 줄은 알고 있다. 하지만 절반씩 나누면 4억원이어서 신고해여부를 고민 중이다.
#2. B씨는 가상자산 거래를 위해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 2020년에 거래를 텄다. 지난해 잔액은 원화로 환산했을 때 5억원을 넘는 경우도 제법 됐다. 사실상 해외금융계좌여서 세무서에 신고의무가 있는 지 궁금해 했다.
해외금융계좌 신고기한이 6월말로 다가오면서 신고여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해외금융계좌신고제도는 국외에서 발생하는 소득의 세금 탈루를 막고, 역외세원 양성화, 세부담의 공정성 등을 목적으로 지난 2011년 6월부터 시행됐다. 해외금융계좌를 보유한 거주자 및 내국법인은 2021년 매월 말일 중 어느 하루의 계좌 잔액(원화로 환산)이 5억원을 초과할 경우에 계좌보유자의 성명, 계좌번호, 계좌잔액 등 계좌정보를 6월30일까지 신고해야 한다.
최근 10년간 신고인원과 신고금액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2년 652명(18조6000억원)이었지만 2021년 3130명(59조원)이었다.
■ 해외금융계좌 신고 대상은
9일 국세청은 사례1의 A씨 부부는 둘 다 신고해야 한다고 답했다. 공동명의자는 해당계좌의 잔액 모두를 각각 보유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지분율에 상관없이 공동명의자 모두 잔액을 8억원으로 신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부부 중 한명이 다른 아내나 남편의 계좌정보를 함께 신고하는 경우엔 한 사람만 신고해도 된다고 했다.
사례2의 경우, 국세청은 가상자산 거래를 위해 해외에 개설한 계좌는 올해는 신고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2022년 1월1일 이후 신고의무가 발생한 사람은 내년 6월에 신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금융자산은 현금,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을 모두 포함한다. 대상은 2021년12월31일 현재 거주자 또는 내국법인이다. 거주자는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호텔 등)를 둔 개인이다. 내국법인은 본점, 주사무소 또는 사업의 실질적 관리 장소가 국내에 있는 법인이다. 다만 2021년말 기준으로 10년전부터 국내에 주소나 거소를 둔 기간 합계가 5년 이하인 외국인 거주자, 1년전부터 국내 거소 기간 합계가 183일 이하인 재외국민은 신고의무가 면제된다.
거주자 및 내국법인이 해외 현지법인 명의 계좌의 실질적 소유자인 경우, 현지법인에 대한 지분율이나 조세조약체결국 여부에 관계없이 해당 현지법인 명의의 계좌를 신고해야 한다.
신고방법은 홈택스와 모바일(손택스)로 가능하다. 국세청은 이번 신고부터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으로 안내문을 발송한다.
■ 미신고 땐 최대 20% 과태료 부과
만약 신고대상계좌를 신고기한 내 미신고하거나 과소신고한 경우, 신고금액의 최대 20%에 상당하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20억원 이하는 해당금액의 10%, 20억원에서 50억원 이하는 기본 2억원에다 20억원 초과금액의 15%다. 50억원 초과의 경우는 최대 20%의 과태료에다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인적사항이 공개되기도 한다. 만약 30억원 계좌를 미신고했을 경우, 3억50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적발사례도 있다. C기업 오너일가는 C기업이 독일 거래처로부터 받고 있는 알선수수료 수십억원을 미신고된 홍콩의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수령했다. 이후 오너일가는 홍콩 계좌로 다시 이체해 은닉했다. 국세청은 오너일가에 해외금융계좌 미신고 과태료와 알선수수료 신고누락에 따른 종합소득세를 추징했다.
국세청은 강도높은 검증을 예고했다. 지난해 말 구축된 '국외 소득·자산통합관리시스템'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해외 부동산정보·법인현황·소득자료를 납세자별로 관리하도록 설계됐다.
국세청 관계자는 "최근 연소자의 해외금융계좌 신고가 늘고 있어, 연소자의 해외근융계좌 신고누락과 관련해 소득세·증여세·상속세를 탈루한 혐의에 대해 집중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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