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변호사 사무실 빌딩 화재의 방화범은 '재개발 사업 투자금 반환 소송'과 관련애 불만을 품고 범행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9일 오후 경찰과 소방당국이 현장 감식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7명의 사망자를 낸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인근 변호사 사무실 빌딩 화재 방화범은 재개발(주택 정비) 사업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해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방화범 A씨는 재개발 사업 투자금을 돌려받기 위해 지난 2019년 시행사 대표 B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A씨가 해당 재개발 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약 6억8500만원이다. A씨는 1심과 2심 선고에서 시행사를 상대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시행사는 A씨에게 돈을 지급하지 않았고, 이에 A씨는 지난해 4월 시행사 대표 B씨를 상대로 또다시 민사소송을 걸었다.
B씨가 시행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만큼 B씨가 A씨에게 돈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A씨는 이 소송에서 패소했다. 그는 또다시 항소를 제기해둔 상태였다.
A씨가 불을 지른 변호사 사무실은 소송에서 B씨를 변호했던 변호사가 근무하던 곳이다. 즉 방화범 A씨와 대립하던 인물의 변호인이다. 그러나 이 변호사는 사고 당시 출장 중이어서 화를 면했다.
하지만 이 변호사 사무실에 근무하던 직원들과 이 변호사와 사무실을 함께 쓰던 다른 변호사 사무실 식구들이 숨졌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3시부터 합동 감식을 진행해 인화 물질 등이 무엇인 지 발화 원인을 조사 중이다.
당시 건물 안에 있던 생존자들은 "건물이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렸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사무실 안에 확인되는 생존자가 없는 걸로 안다"면서 "수사를 계속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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