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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표 '경기북도 설치' 추진, 이번엔 다를까?

제주·세종과 같은 '경기북부 특별자치도' 설치 추진
"쪼개지는 것 아닌 설치" 강조하며 "꼭 실현하겠다" 강력 의지
'경기북도 설치 공론화위원회' 설치 주민투표 준비

김동연표 '경기북도 설치' 추진, 이번엔 다를까?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 현판식에서 내빈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연일 '경기북도 설치'에 대한 강력한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수십년 이어져 온 '경기도 분도'라는 해묵은 논쟁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구수 400만명에 가까운 경기북부는 서울과 경기남부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곳이지만,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중첩 규제로 인해 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경기도 분도 문제는 지난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슈가 된 이후 무려 35년 동안 매년 선거때마다 언급되며 경기도 내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

하지만 김 당선인의 경기북도 설치는 기존에 논의됐던 경기도가 분리 된 모습의 '경기 분도'가 아닌, 전체 경기도가 경기북도를 품는 형태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 제주특별자치도와 세종특별자치시와 같이 특별한 지위를 부여 받는 지방정부로 만들겠다는 것도, 그동안의 추진 방식과 다르게 평가되고 있다.

특히 김 당선인은 이같은 경기북도 설치 구상을 막연하게 구호성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임기내 주민투표를 통해 실제 추진 여부까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으로, 경기북도 설치가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경기북부 특별자치도'설치와 관련된 내용들을 모아 김동연 당선인의 구상을 들여다 보았다.

■경기북부 11개 지방정부, 분리 아닌 '경기북부 특별자치도' 설치
김 당선인이 공약으로 제시한 '경기북도 설치'는 한강 이북 지역 10개 시·군 또는 김포를 포함한 11개 시·군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광역 지방지방정부인 '경기북부 특별자치도'로 만들자는 것이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김 당선인은 분리(分離)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강조하고 있다.

김 당선인은 "분도라는 말을 안 쓴다. 설치"라며 "도가 쪼개지는 게 아니다. 30년 동안 많은 정치인들이 이걸 선거 공약으로 활용했는데 그런 뜻이 아니다.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경기북도하면 좀 막연하게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경기북부가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한 희생이 이제는 인정받아야 한다. 정부가 특별한 지원을 하고 특별한 자치권을 부여받는 '특별자치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민선 8기에서는 '경기북부 특별자치도 추진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교통 및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임기 내 '문화콘텐츠 경제특구'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정부로부터 규제 완화와 특별 재정지원을 얻어내고, 관련 법률 개정 및 특별법 제정도 추진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는 내년 새롭게 출범하는 강원특별자치도를 들수 있으며, 기존 제주도와 세종시 등과 비교한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동연표 '경기북도 설치' 추진, 이번엔 다를까?
30년 넘게 이어진 경기도 분도에 대한 구상도, 경기북부 10개 지자체가 포함돼 있다.
■주민투표 통해 결정, 임기내 실현이 목표
그렇다면 경기북도의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앞서 언급했듯이 김 당선인은 경기북도 설치와 관련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금부터 차근차근 한번 준비를 하겠다. 임기 내에 이루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거는 우리 경기도민의 의견 수렴이다. 북도뿐만 아니라 남도 주민들까지 포함해서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김 당선인은 '경기북도 설치 공론화위원회'를 설치해서 주민투표를 준비하고, 해당 시·군 주민, 의원 그리고 관련 전문가들이 함께 토론하고 숙의해 경기북도 설치의 정당한 논리와 합리적인 추진 방법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해서는 관련 법안 제·개정에 대한 국회의 심의 및 의결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에 가장 많은 어려움과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경기북도 설치 등에 관한 법률' 등 2건이 국회 발의돼 계류 중으로, 김 당선인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어느 정도 추진될 수 있을지도 함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김 당선인은 "저는 경기북부가 가진 엄청난 잠재력을 믿는다"며 "경제부총리까지 지낸 경제전문가로서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 경기북부는 대한민국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엄청난 성장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경기도 민선 8기에서는 '김동연표 경기북도 설치'를 위한 최소한의 기반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