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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가 생존권 위협"…하이트진로 '노노갈등' 심화되나


"화물연대가 생존권 위협"…하이트진로 '노노갈등' 심화되나
지난 8일 오전 8시30분께 경기 이천시 하이트진로 공장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차량 운행을 막으면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경기 이천경찰서 제공
[파이낸셜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노노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하이트진로 공장의 소주 출하가 차질을 빚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노동조합에서는 피해를 입었다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화물연대측이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지만 한노총 산하 전국식품산업노련 진로노조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임금 손실이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총파업, 노노갈등으로 번져
12일 한국노총에 따르면 전국식품산업노련 진로노조는 지난 9일 '화물연대파업 관련 진로노동조합입장'을 내놨다. 해당 입장문은 하이트진로 생산·관리·영업 직군 노조원에게 배포됐다. 진로노조 측은 "진로 노동조합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상황이 도래한다면 좌시할 수 없다"며 "집행부는 조합원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고 밝혔다.

진로노조는 이어 "(화물연대 차주들의) 파업과 정문봉쇄로 인해 지난 3일 8시간 동안 이천공장 노동자들의 조업이 중단됐고 6일에는 24시간 근무를 못 해 임금손실이 발생했다"며 "차주들의 생존권 쟁취를 위한 파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행위에 따른 피해가 고스란히 이천공장 노동자에게 돌아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한국노총 소속인 진로노조와 이천공장 점거 투쟁에 들어간 민주노총 소속 화물연대 간 노노갈등으로 번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진로노조가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 위치한 진로노조 조합원 6명은 지난 8일 오후 3시 30분께 공장 입구 앞에 진을 친 화물연대 조합원들에게 과격한 시위에 대한 자제를 요청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전달한 바 있다. 진로노조 측은 "수양물류 차주들의 불법 파업으로 인한 이천공장 노동자들의 피해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했다.

진로노조에 따르면 현재 파업노동자들은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으로 들어가는 진입로 2차선 도로 중 1개 차선을 막아둔 채 파업 투쟁을 벌이고 있다. 안상진 진로노조 위원장은 연결된 차선에서 수신호를 보내 차량 통제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차량 한대가 정문을 빠져나오기까지 최소 10분가량이 소요된다는 게 진로노조의 설명이다.

진로노조 관계자는 "차주들이 부족해지자 도매업자들이 직접 소형 트럭을 몰고 이천공장으로 오고 있다"며 "우리 측이 도로 통제를 하고 있지만 물류에 악영향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화물연대가 생존권 위협"…하이트진로 '노노갈등' 심화되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울산지역본부 조합원들이 지난 8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앞에서 총파업 선전전을 벌이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경찰과도 충돌, 체포 인원 갈수록 늘어
업무 방해로 경찰에 체포되는 사례도 늘었다. 체포 과정에서 경찰과 물리적 마찰도 빚어지고 있다. 화물연대 노조원 15명이 과적차량에 대한 단속을 요구하며 차량을 막았다가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현장에는 경력 2개 중대 150여 명이 배치돼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연행 인원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시작한 지난 7일부터 이날 지난 11일 7시까지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43명이 현행범 체포됐다.
전일 오전까지는 체포된 인원이 30명이었지만 지난 11일 오전 부산 신항삼거리에서 경찰 부대원을 다치게 한 6명 등이 추가로 연행되면서 총 43명으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경기남부가 22명, 부산 8명, 광주 1명, 울산 4명, 충남 6명, 전남 2명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화물연대 총파업과 관련해 화물차량 통행을 방해하거나 경찰 기동대원을 다치게 하는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