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저금통·케뱅 챌린지박스 등
2030 위한 이색상품 속속 출시
농협은 MBTI 따라 환전 추천
금융권이 '자산 확대' 기능과 '재미' 요소를 동시에 갖춘 이색 금융상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시선을 사로잡는 그래픽을 활용하거나 게임의 형태를 차용하는 한편, 상품 이용에 대한 진입장벽은 낮추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같은 상품 출시 선두에는 인터넷은행이 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저금통'과 '26주 적금'을, 케이뱅크는 '챌린지박스'를 각각 출시해 2030 모객에 나섰다. 토스뱅크도 비슷한 시기 경쟁적으로 '잔돈 모으기' 상품을 내놨다. 게임처럼 일정한 규칙에 따라 저금을 하다 보면 작은 돈이 큰 돈이 돼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은행이 이들 소액저축상품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령 카카오뱅크는 이번달부터 '저금통with세븐일레븐'을 출시했다. 기존 저금통 서비스에 적금액마다 세븐일레븐에서 사용 가능한 쿠폰이 노출되는 기능을 추가한 상품이다. 이 서비스는 정식 개시 전 사전예약을 받기 시작한지 8일만에 신청자 26만명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누렸다.
또 지난 8일에는 케이뱅크가 기분에 따라 이모지와 저축액을 설정할 수 있는 '기분통장'을 내놨다. 이는 기존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의 연장선이다. 자신의 기분과 비슷한 이모지를 선택하면 그에 맞는 메시지와 함께 저축액이 설정, 저금된다. 메시지와 저축액은 변경 할 수 있다.
이들 상품의 공통된 특징은 마치 게임처럼 독특한 규칙을 저축에 적용했다는 것이다. MZ세대의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한 '펀 세이빙'의 일종이다. 가시성이 높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인터넷은행 특유의 깔끔하고 재치있는 앱 UI·UX를 활용한 것이다.
이에 더해 저축액이 최소 1원부터로 소액을 저금하기 때문에 자산이나 소득이 많지 않은 젊은층에게도 접근성이 좋다. 실제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이번 '저금통with세븐일레븐' 가입자 중 30대 이하가 66.7%를 차지한다. 카카오뱅크 전체 가입자 중 30대 이하 비율이 59%임을 감안해도 높은 수치다.
시중은행도 MZ세대와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상품 가입 조건으로 연령 제한을 두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타버스, MBTI 성격유형 검사 등 유행 요소를 반영하려는 시도다. 지난달 12일 우리은행은 연소득 3500만원 이하 사회초년생을 위한 '우리 WON플러스 직장인대출'을 출시했다.
지난 8일 NH농협은행은 공식 SNS 채널을 통해 MBTI에 맞는 환전 서비스를 추천해주는 '환전 MBTI' 이벤트를 열었다.
뿐만 아니라 목표값과 보상을 설정해 소액 적금을 완주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상품들도 있다. 신한은행 '쏠편한 작심3일 적금', KB국민은행 'KB 스마트 폰 예적금', IBK기업은행 'IBK 디데이 적금' 등이 이에 해당한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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