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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치료제가 화장품 변신… 제약업계 더마코스메틱 경쟁 ‘후끈’

매년 15%씩 성장 ‘블루오션’
동국, 작년 매출 1300억 시장선점
동아, 피부재생 화장품시장 공략
차메디텍, 1년새 매출 9배 급증
제약 원천기술 기반 사업다각화

제약업체들이 더마코스메틱에 잇따라 진출해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더마코스메틱은 화장품을 뜻하는 코스메틱에 피부 과학을 의미하는 더마톨로지가 더해진 합성어로 의약품적 성분과 기술을 접목한 화장품을 말한다. 국내시장이 연평균 15% 이상 성장하면서 시장선점에 나선 업체들의 관련 실적도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일반의약품 시장 확장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기존 원천기술을 활용하면 진입장벽을 낮추고 성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제약사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적 고공성장에 릴레이 진출

14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의 더마코스메틱 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유한양행이 지난 3월 특허물질인 FM04(피부 보호 및 재생 포뮬라)를 활용한 고기능성 더마코스메틱을 개발하기 위해 신약개발 밴처기업 지엔티파마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GC녹십자웰빙은 자연살해(NK)세포 배양액을 활용한 브랜드 '분자', 한미약품은 유산균 원료 기반의 화장품 브랜드 '프로캄'으로 더마코스메틱 시장공략에 나섰다.

업체들의 릴레이 진출은 고공성장세를 타고 있는 더마코스메틱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실제 앞서 시장선점에 나선 업체들이 단기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5년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를 출시한 동국제약이 대표적이다. 피부장벽 개선 등의 효과를 내세워 출시 초기에 별도의 마케팅 없이 홈쇼핑 유통채널에 집중하면서 관련 시장으로 확장해왔다. 지난해 매출규모는 동국제약 전체 매출액의 23%에 달하는 1302억원에 달한다.

대형제약사인 동아제약도 더마코스메틱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피부재생 효과를 내세운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파티온'을 선보여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올해 초에는 소듐헤파린과 쑥잎추출물, 판테놀 등을 복합한 '헤파린 RX 콤플렉스' 성분을 담은 '노스카나인 트러블 세럼'을 출시하는 등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배 이상 성장하는 등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타고 있다.

차바이오그룹의 차비오텍도 지난 2019년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셀터미'를 출시한 이후 쾌속질주중이다. 출시초기에 해외 시장 중심으로 판로를 개척했으며 2020년 하반기부터는 국내 병의원 채널을 통해 국내시장으로 진출한 '역 수입' 전략을 선택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대비 9배 이상으로 수직상승했다.

■연평균 15% 성장…제약업계의 블루오션

제약사들이 더마코스메틱사업에 잇따라 뛰어드는 것은 기존 의약품 생산에 사용되는 원천기술을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국제약의 센텔리안24의 경우 기존 상처치료제 '마데카솔'의 주성분인 센텔라아시아티카(TECA)를 함유하고 있고, 동아제약의 파티온 역시 기존 여드름 흉터치료제 '노스카나겔'의 주요 성분인 헤파린을 함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의약품 중 스테디셀러들은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다"면서 "원천기술로 사업모델을 다각화하기 위해 데마코스메틱으로 사업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은 지난 2017년 약 5000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15% 이상씩 성장하고 있는 블루오션"이라며 "장시간 마스크 착용 등 피부 트러블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