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살인' 김병찬이 지난해 11월 29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전 여자친구를 지속적으로 스토킹하다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병찬이 1심에서 징역 3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진아 부장판사)는 1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15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김씨의 범행은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보지 않고 보복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동기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이런 보복범죄는 개인적 법익을 침해하고 형벌권 행사를 방해하는 것으로 더욱 엄중한 처벌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 유족은 정신적 충격을 받고 헤어 나오기 힘든 고통을 겪었고, 피해자가 느꼈을 정신적·신체적 고통 역시 매우 컸을 것"이라며 "김씨의 범행 잔혹성과 책임을 회피하려는 진술 태도,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부 범행을 부인하는 태도 등에 비춰보면 뒤늦은 반성만으로 엄한 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19일 서울 중구의 오피스텔에서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사건 당일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경찰에 두 차례 긴급 호출했으나, 경찰이 A씨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는 등 출동이 늦어지면서 크게 다친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피해자 유족은 이날 선고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재판 결과에 매우 유감"이라며 "이런 사람을 사형시키지 않고 누굴 사형시키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무고한 피해자가 얼마나 더 발생해야 하는 것이냐"며 "피해자를 잔인하게 살해한 살인범에게는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