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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해경 간부가 월북 발표 난색 표하자...담당자 교체해 강행"

동아일보 20일 단독보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당시 관할서인 인천해양경찰서 신동삼 서장...월북 가능성에 '신중'
이후 중부지방해양경찰청도 '난색'
윤성현 당시 본청 수사정보국장으로 교체
교체 과정에서 "청와대 개입" 의혹도

"文정부, 해경 간부가 월북 발표 난색 표하자...담당자 교체해 강행"
윤성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이 2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 2층 대회의실에서 기관별 표류예측 결과를 설명하며 연평도 해상 실종 공무원 수사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 2020.09.29. jc4321@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해양경찰청이 2020년 9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발표자를 교체하면서까지 자진 월북 발표를 강행했던 것으로 한 전해졌다. 당초 발표를 맡은 간부는 '월북으로 판된다'는 중간 수사 결과에 난색을 표하자 교체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두고 여야간 격돌이 이어지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세월호의 진실은 인양하겠다면서 서해 피격 공무원의 진실은 봉인하려 하느냐"고 했다. 이에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북한에 굴복했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신(新)색깔론"이라고 응수했다.

동아일보 20일 단독보도에 따르면 2020년 9월 22일 북한군에게 사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대준씨(사망 당시 46세) 사건과 관련해 당시 관할서인 인천해양경찰서의 신동삼 서장은 당초 월북 가능성에 신중한 입장이었다고 한다. 신 서장은 사건 이틀 후 1차 브리핑에서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만 했다. 복수의 해경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신 서장이 '자진 월북'을 단정하는 듯한 발표에 부담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한 관계자는 "당시 퇴직을 앞둔 신 서장이 자진 월북 쪽으로 발표하는 것에 난색을 표했다고 들었다"며 "이후 본청에서 '상급 기관인 중부지방해양경찰청에서 발표하라'고 했지만 중부청도 어렵다고 해 본청에서 발표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후 같은 달 29일 중간 수사 결과 발표 때 발표자는 신 서장에서 윤성현 당시 본청 수사정보국장(현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으로 바뀌었다. 윤 국장은 "종합해 볼 때 실종자는 월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 초기 불과 닷새 만에 발표 내용이 바뀌는 과정에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국방부가 17일 "2020년 9월 27일 청와대 국가안보실로부터 주요 쟁점 답변 지침을 하달받았다"고 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청와대 지침이 해경청에도 전달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침 전달 창구로는 해경을 담당했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이 지목된다. 이씨의 유족 측은 "22일경 고소 예정인데 대상에 김종호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추가할 것"이라고 했다.

해경의 중간 수사 발표에 무리한 내용이 여럿 포함됐다는 점도 청와대 개입 의혹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앞서 지난해 6월 국가인권위원회는 "해경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당시 실종자의 도박 채무액을 2배 이상으로 부풀려 발표하는 등 충분한 자료나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 발표라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또 해경이 이씨의 월북 가능성을 자문하는 과정에서 전문가 7명 중 1명만 '정신적으로 공황 상태'라는 표현을 사용했음에도 이 표현을 발표에 포함시킨 걸 두고 "추측과 예단에 기초한 것"이라고 했다.

"文정부, 해경 간부가 월북 발표 난색 표하자...담당자 교체해 강행"
박상춘 인천해양경찰서장이 16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북한 피격 공무원 사건' 최종 수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6.1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사진=뉴스1
한편 사건 관계자들이 이후 승진가도를 달린 것을 두고 '대가성 승진' 의혹도 제기된다.
윤 청장은 '자진 월북으로 판단된다'는 브리핑 발표 3개월 뒤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이후 본청 기획조정관을 지낸 뒤 남해해경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인천해경 수사과장은 지난해 초 총경으로 승진했고, 경감이던 수사팀장도 경정으로 승진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