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물가안정 목표 운영 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흐름과 관련 해외발 공급충격의 영향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며 "현재와 같이 물가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가파른 물가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1일 서울 중국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올해 들어 물가오름세가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연초 3%대 중반을 기록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 중 4%를 웃돈 데 이어 불과 두 달 만에 5%를 상당폭 상회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오름세가 이처럼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은 해외발 공급충격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한 데다 곡물 등 국제식량가격도 전쟁 여파, 주요 생산국의 수출 제한,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공급측 요인의 영향이 외식물가나 임금 상승으로 전이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한층 커진 점도 물가오름세 확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총재는 "앞으로의 물가 흐름은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양상, 국제원자재가격 추이, 물가상승에 따른 임금상승 정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전반적으로 상방 리스크가 우세해 보인다"며 "향후 물가흐름과 관련하여 저희가 우려하고 있는 것은 해외발 공급충격의 영향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국내외 물가상승압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될 수 있다"며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목표인 2%를 넘어 3%를 상회하고 있는 가운데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2% 수준까지 상승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질 경우 물가가 임금을 자극하고 이는 다시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임금-물가간 상호작용(feedback)이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시장에서는 지난주 미 연준이 당초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인상, 소위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미국 경기의 침체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물가, 경기, 금융안정, 외환시장 상황 등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을 종합적으로 고려되 현재와 같이 물가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가파른 물가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이자지급 부담 증가 등으로 어려워진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가 중요"며 "정책공조를 통해 보다 정교하고 미시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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