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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물가 5% 위협… "인플레 꺾일때까지 물가중심 통화정책" [한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이창용 총재 '빅스텝' 예고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5.4%
해외발 공급충격 장기화 우려
연말 기준금리 3% 가능성도
스태그플레이션 판단은 유보

연간 물가 5% 위협… "인플레 꺾일때까지 물가중심 통화정책" [한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물가안정 목표 운영 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 이 총재는 "현재와 같이 물가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물가 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뉴스1
올해 우리나라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지난 2008년 수준(4.7%)을 넘어 5%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또한 우리나라의 연간 최고 기준금리가 3% 이상으로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올해 7월 14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때부터 한번에 금리를 0.50%p 인상하는 '빅스텝'을 포함한 추가 금리인상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물가 5% 진입 전망…하반기도 물가상방 압력

한국은행은 21일 이창용 총재 주재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이 지속되면서 금융위기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맥락에서 한은은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2008년 수준(4.7%)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의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2008년 상반기와 유사한 모습으로, 최근의 물가여건에 비추어 볼 때 하반기 이후에도 높은 물가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5월 발표한 올해 경제전망에서 2022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연 4.5%로 전망했다. 정부도 지난 16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4.7%로 높인 바 있다.

이날 이 총재는 "현재는 (물가상승) 추세가 어느 정도 진정될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면서 가파른 물가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세가 장기화될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물가흐름과 관련 해외발 공급충격의 영향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물가오름세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은 해외발 공급충격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한 데다 곡물 등 국제 식량가격도 전쟁 여파, 주요 생산국의 수출제한,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부진 등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준금리 연말 최고 3%까지 인상

이에 따라 한은의 통화정책 속도도 한층 빨라지게 됐다. 한은은 다음달 금통위 회의 때부터 한번에 0.75%p 올리는 빅스텝을 밟는 것을 비롯,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까지 올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 총재는 금리인상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빅스텝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지금 단계에서는 중립금리보다 우리 금리가 아래 있기 때문에 일단 중립금리까지 가고, 그 상황에서 여러 변수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견해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 차이에 대해서는 당장 자본유출 등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 총재는 "지금 상황은 미국이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금리가 굉장히 올라가서 다른 나라가 따라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과거의 경험이 반드시 지금 상황하고, 동일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한미 금리 차에 따른 환율과 자본유출 영향이 어떤지 그때그때 보며 유연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외에 그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해 "지난 5월 금통위에 비해 물가는 더 올라가는 상방위험이 높아졌지만 국내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2% 이상의 성장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