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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학교배상책임공제 사업을 하는 학교안전공제중앙회가 학생과 부딪히는 사고로 결국 사망한 피해자에 1억원을 지급했더라도, 가해 학생 보험사에 보험금 지급을 요청할 권한은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학교안전공제중앙회가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 2015년 11월 김포시의 한 중학교 1학년생이던 C군은 축구 동아리 수업을 위해 다른 학생들과 함께 학교 밖 축구장으로 이동하던 중, 인도로 걸어오던 노인을 미쳐 발견하지 못하고 부딪쳤다. 뒤로 넘어진 피해자는 머리를 바닥에 부딪혔고 뇌경색을 앓다가 결국 사망했다.
이후 피해자측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은 C군 부모와 경기도는 공동해 1억 4000만원을 지급하되, 1억원은 학교안전공제회가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학교안전공제중앙회는 피해자에 1억원을 지급한 뒤 C군측이 가입한 A, B 보험사를 상대로 공제금 전액 상당의 보험금을 분담 지급을 청구했고 보험사에서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는 학교장과 교직원, 학생이 교육활동과 관련한 사고로 제3자에게 피해를 입힐 시 손해배상액을 공제급으로 지급하는 '학교배상책임공제' 사업을 하기 위해 조직된 곳이다.
학교안전법에 따라 공제금을 지급하는 학교안전공제회와는 다른데, 학교안전공제는 전국의 학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지만 학교배상책임공제는 각 학교가 개별적으로 가입한다.
학생이 교육활동 중 입은 피해를 보장하는 학교안전공제제도에 따라 공제회가 지급한 공제금에 대해서는 가해자의 책임보험자에게 그 전액을 구상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다.
이 사건은 학교안전공제에 따라 지급한 공제금이 아닌, 학교배상책임에 따라 지급한 공제금에 대해서도 가해자 책임보험사에 공제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1심과 2심은 모두 공제회 손을 들었다. 학교배상책임 공제에서도 공제자는 이미 지급한 공제금 전액을 보험사에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학교배상책임은 학교안전법에서 직접 규율하는 학교안전공제와는 법적 성격이 다르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사회보장적 차원에서 특별법으로 만들어진 것과 달리, 학교배상책임은 상법에 규정된 공제로 봐야 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학교배상책임에 따라 피해자에게 공제급을 지급한 경우, 가해자인 피공제자의 책임보험사에 피해자의 보험금 직접 청구권은 행사할 수 없다"며 "상법에 따라 자기부담 부분을 넘어 피해자에게 공제금을 지급했을 때 이 부분에 한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을 뿐"이라며 파기환송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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