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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미국 공항들, 코로나 '보복 여행'에 휴가철 겹치며 마비

유럽-미국 공항들, 코로나 '보복 여행'에 휴가철 겹치며 마비
2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 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하려는 여행객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공항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여행 제한이 풀리면서 급격히 늘어난 여행객을 감당하지 못해 몸살을 앓고 있다. 업계에서는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지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업무에 과부하가 걸린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국제 항공편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어웨어를 인용해 이달 들어 서방 공항들의 항공편 지연과 결항 건수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 대륙에서 이달 계획된 항공편의 25%가 예정보다 늦은 시간에 이륙했으며 평균 지연 시간은 34분이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전인 2019년 6월의 지연율은 21%였고 평균 지연 시간 역시 28분으로 지금보다 짧았다.

같은 지역의 항공편 결항률도 팬데믹 전후로 2배 가까이 늘었다. 2019년 6월의 결항률은 약 1%였지만 이달 결항률은 2%에 달했다. 올해 6월 결항 건수는 8228건으로 2019년 6월에 비해 약 162% 증가했다.

미국도 사정이 비슷하다. 영국 항공정보기업 시리엄에 따르면 이달 미국 내 항공편 결항률은 3%로 2019년(2%)보다 증가했다. 미국에서 노예해방일 연휴였던 이달 16일에는 6%의 항공편이 취소됐고 17일에는 약 3분의 1에 달하는 일정이 지연됐다. 18일에도 6400대 이상의 항공편이 지연됐다.

공항의 일반적인 업무도 엉망이다. 지난 18일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의 2번 터미널에서는 수백개의 여행가방이 건물 바닥에 그대로 쌓여있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 공항에서는 여행객들의 터미널 입장을 제한하고 출발 시간이 4시간 이상 남은 여행객들은 공항에 오지 말라고 공지했다.

공항 운영 차질의 가장 큰 원인은 여행객 숫자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지만 팬데믹 기간에 줄었던 공항 직원들의 숫자는 제자리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호주 시드니 공항은 항공사 및 음식점, 보안요원 등 공항 직원 약 5000명을 뽑는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유럽 공항 운영기업 연합인 ACI유럽의 관계자는 “공항 직원들을 다시 뽑는 것은 식당이나 슈퍼마켓의 구인 작업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WSJ는 공항의 경우 채용 과정에 보안 조치가 필요하다며 채용에 평균 16주가 걸린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