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법인세 과세체계 개편 방안 공청회
누진세율…조세회피 목적 기업분할 우려
국세서 법인세 비중 커 재정악화는 부담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청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현행 4단계 누진구조인 법인세 과세표준 구간을 완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국책연구기관에서 나왔다. 현재 법인세 부과체계는 최고세율 25%이고 기업 수익이 늘수록 높은 세율을 적용토록 돼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김빛마로 조세재정전망센터장은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법인세 과세 체계 개편 방안 공청회'에서 "법인세 과세표준 구간 조정을 통해 현행 4단계 누진구조를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경제정책방향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22%로 인하하고 4단계인 과세구간을 단순화하겠다는 정책방향을 밝힌 후 나온 국책기관의 입장이어서 주목된다. 정부는 7월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있어 정부 정책방향에 대한 여론 수렴 의미가 있어서다.
김 센터장은 "누진세율 구조는 기업의 성장 유인을 저해하고, 조세 회피 목적의 기업 분할 등 비정상적 행태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와 코스타리카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단일세율 또는 2단계 세율 구조를 채택하고 있어 국제기준과 맞지 않다고도 했다.
우리나라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OECD 38개국 중 9번째로 높다. 김 센터장은 "법인세율 인하의 효과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며 "다만, 효율성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을 보고한 연구 결과가 다수"라고 덧붙였다.
다만 세율 인하에 따른 단기적 세수 감소는 문제로 지적됐다. 부자감세 여론도 윤석열 정부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실제 국회 예산정책처가 2019년 신고 법인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법인세 최고세율을 20%까지 인하하고 과표구간을 단순화할 경우, 법인세수는 연평균 5조7000억원, 5년간 28조5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세율을 급하게 인하할 경우 재정악화 요인이 될 있다는 의미다.
더구나 법인세는 전체 국세 수입의 4분의 1을 웃돌 만큼 비중이 큰 세목이다. 올해 법인세수 추계치(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는 104조1000억원으로 전체 국세의 26.2%를 차지한다. 법인세가 전체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0.5%였지만 올해는 26%이상으로 늘어난다는 의미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정훈 조세재정연구원 세정연구센터 세정연구팀장의 '내국법인의 국외 배당소득 이중과세 방지체계 고려사항'에 대한 주제발표도 있었다. 정 팀장은 "국외 배당 소득에 대한 이중과세 방지 장치를 세액공제에서 과세 면제로 전환하는 경우, 배당 유입 등의 경제적 효과와 조세조약과의 상호작용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팀장은 또 "국외 배당 소득이 과세 면제로 전환되면 국내 자회사의 배당 소득에 대해서도 이에 부합하는 변경이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정부는 최근 경제정책방향에서 이중과세 문제가 지적된 배당소득 과세 제도를 정비키로 했다. 핵심은 내국법인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 익금은 불산입하는 형태다.
현재 해외 자회사가 내국 법인에 배당금을 송금하면서 외국에서 20%의 세금을 납부했다면 국내에서 추가로 5%(최고세율 25%)를 더 내야한다. 기업입장에선 이중과세여서 해외 수익을 아예 국내에 들여오지 않는 경우가 생기게 되고 그만큼 국내 투자여력을 축소된다. 해외에 진출한 기업 자회사가 국내로 배당하는 소득은 과세 방식을 거주지주의(거주지 기준으로 과세)에서 원천지주의(해외 소득에 대한 과세는 면제)로 변경한다는 의미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