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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서 입국한 내국인 원숭이두창 ‘양성’… 위기경보 ‘주의’ 격상 [원숭이두창 국내 첫 발생]

전부처 비상방역체계 가동
英·獨·스페인 입국 발열검사 강화
백신은 위험도 고려 희망자에 접종
전파력 낮지만 치명률은 최고 6%

獨서 입국한 내국인 원숭이두창 ‘양성’… 위기경보 ‘주의’ 격상 [원숭이두창 국내 첫 발생]
세계 각국에 확산 중인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국내에서도 발생했다.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인 원숭이두창이 지난달 7일 영국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46일 만이다. 한국도 원숭이두창에 뚫리면서 정부의 추가적 유입 차단 및 확산 방지 대응책이 강화된다. 정부 부처들은 전방위로 역량을 결집해 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고, 해외유입 감시시스템은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원숭이두창 예방을 위한 백신도 조속히 도입될 전망이다. 이날 정부는 원숭이두창 위기경보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정부, 다부처 협력해 확산 차단

22일 질병관리청은 지난 21일 오후 독일에서 귀국한 내국인 A씨가 원숭이두창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나온 첫 사례다. 정부는 효과적인 감염병 대응을 위해 현행 대책반을 질병관리청장 중심의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로 격상시키고, 다부처 협력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전국 시도 및 발생 시도 내 모든 시·군·구는 지역방역대책반을 설치·운영하도록 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한다. 또 원숭이두창이 빈발하는 영국, 스페인, 독일 등에 대해서는 발열기준 강화 등을 통해 해외유입 감시를 강화해 추가적 유입을 사전에 차단할 방침이다.

정부는 원숭이두창 예방접종의 경우 노출 후 발병 및 중증화 예방을 위해 환자 접촉자의 위험도를 고려해 희망자가 접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3세대 백신(진네오스)의 신속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세부적으로는 현재 국내 활용 가능한 치료제인 시도포비어, 백시니아면역글로불린 총 100명분을 의료기관에 필요시 배포해 사용토록 할 예정이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원숭이두창 국내 발생과 관련, "공항 등 해외입국자에 대한 검역관리를 강화하고 국내 추가 발생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필요시 현재 확보하고 있는 백신과 치료제가 의료현장에 신속하게 보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추가로 3세대 백신과 원숭이두창용 항바이러스제 도입을 조속히 마무리할 것"을 방역당국에 주문했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원숭이두창 발생국가를 방문 또는 여행하는 국민들은 손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고 귀국 후 21일 이내 증상 발생 시 질병청 콜센터(1339)로 상담해달라"고 당부했다.

■밀접접촉으로 감염, 전파력은 낮아

원숭이두창은 인수공통감염병으로 현재 40여개국에서 30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는 등 빠르게 확산 중이다. 잠복기는 5~21일로 감염된 동물·사람의 혈액, 체액, 피부, 점막병변과의 직간접 접촉, 감염환자의 체액·병변이 묻은 매개체(린넨, 의복 등) 접촉 등에 의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말감염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공기전파가 되는 코로나19처럼 전파력이 높지는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날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비말감염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대부분 아주 밀접한 접촉, 즉 피부 접촉, 성 접촉 등을 통해서 감염되는 것이 좀 더 일반적인 경우"라고 설명했다. 원숭이두창은 감염될 경우 발열, 두통, 림프절병증, 요통, 근육통, 근무력증 등을 시작으로 1~3일 후에 얼굴 중심으로 발진이 나타난다. 증상은 2~4주가량 지속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을 3~6%로 보고 있다. 국내 코로나19의 치명률 0.13%와 비교하면 위험도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격리되고, 치료제가 따로 없기 때문에 대증치료를 받는다. 해외 사례에 따르면 확진자는 대부분 2~4주가 지나면 자연 회복된다.


인간두창 치료용 항바이러스제로 개발됐던 '테코비리마트'가 원숭이두창에도 효과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이 약물을 원숭이두창 치료제로 승인한 바 있다. 정부도 치료를 위한 테코비리마트 500명분을 다음달 중 국내 도입할 예정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