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지스함, 고고도 미사일 SM-3 없어, 요격미사일 확보 전력 공백 없어야
美 MDA 도입 결정한 “SM-3(블록 2A)" 한국 도입 국익 차원 합리적 검토 필요
[파이낸셜뉴스]
미 해군 레이크 이리 이지스 구축함에서 SM-3 요격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미 해군(US Navy) 홈페이지 캡처
■미 국방부, 북한의 탄도미사일 대응... SM-3 미사일(블록 2A)을 생산·제공 레이시온사와 계약 체결...
미 국방부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대응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해상요격기 SM-3 미사일을 생산할 업체를 선정했다. 이 미사일이 실전 배치되면 북한 ICBM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방어 역량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22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MDA)은 해상요격기 SM-3 미사일(블록 2A)을 생산·제공하기 위해 미국 방위산업체인 레이시온사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MDA는 최근 보도자료에서 "8억6천700만달러 상당의 이번 계약은 미 해군이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파괴할 수 있는 방어 무기 역량을 갖추게 된다"면서 "이지스 무기 시스템에서 발사된 SM-3(블록 2A)는 역내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할 뿐 아니라 이전 세대의 SM-3와 이지스 무기 시스템과 비교해 상당히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존 힐 MDA 청장은 “SM-3(블록 2A)의 생산과 배치가 전투원을 포함해 미군과 동맹국을 보호하는 데 향상된 탄도미사일 방어역량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번 계약은 이지스 무기 시스템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기존 미사일보다 고도가 높은 ‘로프티드 궤적’으로 발사하면 낙하 속도가 (정상 각도로 쐈을 때보다) 크게 빨라지기 때문에 기존 요격 미사일을 이용한 대응이 어렵다.
하지만 최신 SM-3(블록 2A)는 사거리가 최대 2천500km로 기존 미사일보다 2배 이상 확장됐으며 속도는 마하 16~18에 이르러 ‘로프티드 궤적’으로 발사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대응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 미사일방어청은 21일 “
SM-3(블록 2A) 생산에 대한 이번 계약은 미 해군이 단거리에서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파괴할 수 있는 방어 무기 능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헤더 캐벌리어 MDA 대변인은 이날 SM-3 블록 2A 미사일 생산능력 향상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대응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VOA의 서면 질의에 즉답을 피한 채 이같이 답했다.
하지만 미 군사 전문 싱크 탱크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지난 21일 VOA에 미국이 최신 SM-3를 생산해 배치함으로써 미 본토에 대한 방어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기본적으로 북한에 대한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며 “북한이 ICBM 시험을 하고 개발하는 것을 막을 수 없는 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하고 “SM-3가 한국이 아닌 일본을 겨냥한 중거리 이상 장거리 미사일에 대응해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미국과 일본 군함에 배치될 것이기 때문에 일본에 상당한 대북 방어 역량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제143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서 미국 레이시온사의 SM-6로 결정, 우리 이지스함 여전히 북 탄도탄 요격용 ‘눈’(레이더)만 있고 ‘주먹’(타격수단)은 갖추지 못해...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지난 2021년 10월 28일 육군회관에서 열린 6차 KIMA FORUM에서 같은 해 10월 19일 "북한 신포항 인근에서 발사된 미니 SLBM은 동해 공해상에서 탄도미사일 방어가 취약한 남한 측후방 공격과 일본 자위대의 탄도미사일 요격체계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의 신형 SLBM은 최소요격가능고도 150km 이하로 비행해 해상자위대 해상요격체계 무력화와 함께 이스칸데르 미사일급의 변칙기동성으로 육상자위대 PAC-3 MSE의 요격까지 회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4월 26일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등은 서욱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제143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화상으로 열고 이지스함 탑재 ‘장거리 함대공유도미사일(SM-6급) 사업추진기본전략안’ 등 7개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
여기서 해군 이지스 구축함(이지스함)에 탑재해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장거리 함대공유도미사일 기종이 미국 레이시온사의 SM-6로 결정했다. 정부는 SM-6 유도탄을 동맹국에 무기를 판매할 때 미 정부가 보증을 서는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확보하기로 했다.
미 레이시온사가 미 해군의 함대공 유도미사일로 개발한 SM-6의 사거리는 240∼460㎞가량으로 우리 해군이 현재 운용하는 SM-2(사거리 170㎞)의 두 배가 넘는다.
SM-6는 북한이 지난해와 올해 초 시험발사한 전략무기인 극초음속 미사일(KN-8) 등의 요격에 적합하도록 개발돼, 대북 억제력 강화에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SM-6 미사일 역시 무게가 1.5톤에 마하 3.5 속력에 불과한 대함·대공 등 다용도이기에 속도 면에서도 북한의 탄도탄 방어에 특화된 요격미사일로 분류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이지스구축함에 SM-6 미사일을 미사일방어망에 투입하는 과감한 시험을 할 수 있는 것은 고성능 요격미사일 SM-3가 장착돼 있기 때문이다. SM-6는 어디까지나 SM-3의 실패에 대비한 하층 방어용 보조 요격 수단이지 주력 무기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신의 방패라 불리는 우리 해군이 보유한 세종대왕급 이지스함 3척은 2007년 이후 전력화되었지만, 15년 가까이 된 지금도 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이 없는 SM-2 미사일만 보유해 사실상 최대 1000㎞ 밖에서 탐지할 수 있는 해상탐지작전에 그치고 있어 함정 탑재용 탄도탄 요격미사일 도입 필요하다는 비판과 우려가 제기돼왔다.
미국과 일본의 이지스함은 탄도탄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과 크루즈(순항) 미사일을 탑재해 강한 억지력을 갖추고 있지만 우리의 이지스 구축함에 북한의 탄도탄 요격용 미사일이 탑재되지 않아 우리 이지스함이 ‘눈’(레이더)만 있고 ‘주먹’(타격수단)은 갖추지 못했다고 군 일각에서 꾸준한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반길주 인하대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미군의 사드도 요격고도가 40~150km라는 점에서 상층방어는 공백 상황이며, 한국은 현재 하층방어 기반 요격방식에 머물어있어 북한의 탄도탄 공격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며 L-SAM을 전력화해도 다층방어의 충분성은 달성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해군이 운용 중인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의 중층 및 상층방어도 가능한 요격미사일을 구비는 대미 레버리지를 높여 한미동맹 결속력을 강화... SM-6 도입예산 2031년까지 7600억원 대북억지력 확보에 공백이 없도록 활용해야...
반 센터장은 "한국이 다층방어 체계로 가면서 중층 및 상층방어도 가능한 요격미사일을 구비해야 북핵·미사일에 대한 한·미·일 공조수준 강화와 대미 레버리지를 높여 한미동맹 결속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너지도 창출할 수 있다"면서 "MD 체계 편입이라는 식으로 매도하여 논의를 회피하거나 지연할 수만은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북한이 발사한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 등 비행거리 600㎞, 최대 비행고도가 35~60여㎞에 불과한 북 신형 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가 등장했고 SM-3 블록1B의 최저요격고도가 70~90㎞에 달해 전술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KN-23 개량형을 요격할 수 없다는 문제가 대두한다.
또 기존 한국이 도입이 유력했던 SM-3 블록1B는 최대사거리는 약 900㎞, 최대 요격고도는 약 500㎞ 정도로 우리 입장에선 ‘지나친 고사양’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한 데엔 북한 후방기지(영저동 기지)에 배치돼 있는 노동 미사일이 고각발사로 우리 수도권을 겨냥할 경우 미국산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이나 국산 천궁-2 미사일로는 요격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방사청은 지난 2021년 10월 12일 국정감사에서 SM-3나 SM-6 등의 해외 도입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나 사실상 L-SAM 해상형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며, 국내 체계개발에 우선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세종대왕급 Batch-2 초도함 진수가 2024년임에도 그 안에는 L-SAM 해상형이 나올 수 없다는 점, SM-6는 ROC 미달인 점, 무엇보다도 소요군(해군)의 요구를 무시하고 기종을 선정하는가에 대한 질타가 있었고 방사청장은 방사청이 기종을 결정한 것은 아니며 국방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SM-6급 장거리 함대공유도탄 구매에는 내년부터 2031년까지 7600억원이 투입된다. 해군은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인 광개토대왕급 차기 한국형 이지스함(KDX-Ⅲ 배치-2) 3척에 이 정도 규모의 자금을 투입, 탄도탄 요격 미사일을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가 이번에 레이시온사와 계약을 체결한 신형 SM-3 미사일(SM-3블록 2A)이 기존 SM-3(블록1B) 미사일의 최소요격가능고도인 150km 이하에서 변칙기동하는 북한의 이스칸데르형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범위까지 개량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美 미사일방어청(MDA)은 레이시온으로부터 도입계약을 체결한 최신 SM-3(블록 2A)는 사거리가 최대 2천500km로 기존 미사일보다 2배 이상 확장됐으며 속도는 마하 16~18에 이르며 고고도용 방어뿐 아니라 단거리에서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파괴할 수 있는 방어 무기 능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차기 한국형 이지스함에 북한의 탄도탄 요격미사일과 관련해 SM-6급 장착이 최선인지, SM-3(블록 2A) 도입이 가능한지 비용대 효과, 국익차원에서 그리고 대북억지력 확보에 공백이 없도록 국방부와 방사청, 해군의 숙의와 합리적이고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본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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