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주중대사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22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 제공.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떠나는 장하성 주중 대사에서 “한국의 새 정부도 대중국 우호 정책을 계속 견지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미국 중심 무게 축이 기울고 있는 한국 새정부의 외교정책을 견제하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사실상 후임 대사에게 전하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23일 관찰자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이임을 앞둔 장 대사와 만나 “한국에 대한 중국의 우호 정책은 변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중국의 대 주변국 외교에서 한국을 중요한 위치에 둘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왕 부장은 또 “국가 간 교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 정책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역(逆) 세계화와 냉전 사고와 같은 도전에 직면해 중국과 한국은 소통과 조정을 강화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함께 수호하며 세계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공동으로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 대사는 이날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며 후임으로 지난 7일 내정된 정재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사전 동의) 절차가 진행 중이다. 따라서 왕 부장의 발언은 장 대사보다는 후임에게 건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석열 정부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기 위해 지난달 말 출범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가입했으며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키로 하는 등 중국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 대사는 이에 대해 그간의 지지와 협조에 사의를 표하고 앞으로도 양국간 우호협력 관계와 양 국민간 교류 등이 지속 발전 확대되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후임 주중 대사에게도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주중 한국대사관은 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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